정부가 21대 국회에서 e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 설립 근거를 삭제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다.
오는 27일 진행 예정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정부는 '이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으로 확인됐다.
해당 법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자문기구인 e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를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스포츠 산업 규모를 고려할 때 e스포츠 진흥에 관한 정부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및 운영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다.
e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는 지난 2012년 e스포츠 산업 진흥을 위해 설치가 추진됐던 조직이지만 실제로 구성된 적은 없는 조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6년에도 입법예고를 통해 이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를 폐지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당시 e스포츠 업계는 정부의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위원회를 운영도 해보지 않고 필요성에 의문을 제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였다.
특히 당시 e스포츠 산업이 리그오브레전드 한 종목으로 편중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며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e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설치를 서둘러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가 4년만에 e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 폐지를 위한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e스포츠 업계의 시선은 e스포츠 공정위원회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e스포츠 공정위원회는 지난 1월 31일 발족한 조직으로 e스포츠에서 발생하는 각종 고충과 중재요청을 해결 및 조정하기 위해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e스포츠 공정위원회를 통해 e스포츠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한다. 실제로 e스포츠 공정위원회의 구성은 타 종목 자문위원과 분쟁조정위원, 선수 인권 관련 자문위원을 비롯해 법조계, 스포츠계, 선수협회, 학계, 산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분과도 공정분과 중재분과, 선수분과 등 총 3개로 나뉘어 공정한 리그 운영과 각종 법률 분쟁, 선수 권익보호 등 e스포츠 발전에 필요한 면면을 두루두루 살피도록 짜여졌다.
다만 우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e스포츠 공정위원회가 정부 주도 조직이 아니며 법적 강제성을 띄고 있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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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운영도 해보지 않고 위원회를 폐지하겠다는 선택은 아쉽다. 행정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위원회를 정비하려면 위원회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업계 의견을 반영해 위원회를 가다듬어 출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e스포츠 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장기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