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은 KT 품에…딜라이브‧CMB는 어디로?

KT스카이라이프 우선협상대상자 유력…이르면 오늘 발표

방송/통신입력 :2020/07/23 11:06    수정: 2020/07/23 14:28

현대HCN이 KT그룹의 품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은 본입찰에 참여한 KT스카이라이프, SK텔레콤, LG유플러스 중 KT스카이라이프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SK텔레콤의 인수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였으나 KT스카이라이프가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막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5일 과기정통부 장관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이동통신 3사 CEO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구현모 KT 사장은 “KT가 아닌 KT스카이라이프가 추진하는 것”이라면서도 “현대HCN의 권역이 영업이 어려운 도심이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시너지 측면을 강조한 반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인수하면 규모가 커져 좋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합리적 신청할 것”이라고 입찰 가격에 방점을 찍었다.

결국 업계에서는 SK텔레콤보다 적극성을 띠며 현대HCN 인수에 좋은 조건을 제시한 KT스카이라이프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 KT군 유료방송시장 35.5% 압도적 1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료방송시장의 IPTV 가입자는 총 1천683만명, 케이블TV가입자는 1천355만명이다. 이 중 KT 가입자는 737만명(21.96%), KT스카이라이프 321만명(9.56%, OTS가입자를 1로 볼 경우 414만명)이다.

이에 따라, 133만명(3.95%)의 가입자를 보유한 현대HCN이 KT군(群)에 더해질 경우 전체 유료방송시장 가입자 3천360만명 중 1천191만명(35.47%)으로 LG군과 SK군과 비교해 크게 앞서 나갈 전망이다.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한 LG유플러스군은 LG유플러스 436만명(12.99%), LG렐로비전 400만명(11.92%)으로 836만명(24.91%), 티브로드를 인수한 SK군은 SK브로드밴드 509만명(15.15%), 티브로드 303만명(9.02%)으로 812만명(9.02%)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따라서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 인수합병이 완료될 경우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딜라이브 200만명(5.98%)와 CMB 154만명(4.58%)의 인수전 속도도 붙을 전망이다.

특히, 지분 인수와 교환으로 인수‧합병이 이뤄진 CJ헬로와 티브로드와 달리 현대HCN의 100% 지분매각이란 점에서 향후 딜라이브와 CMB의 매각가격을 정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HCN의 인수가가 약 5천억원대, 가입자당 약 40만원선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채비율이 18% 수준인 현대HCN과 달리 딜라이브와 CMB의 부채비율은 각각 192.11%, 41.1%에 이르고 있어 이 같은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정부 인가 심사 속도

KT스카이라이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현대HCN이 지난 4월말 매각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청한 물적분할 심사를 포함해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의 인수‧합병 심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방통위의 사전동의 심사, 과기정통부의 허가 심사 등 단계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 심사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내놓은 바 있어 허가심사 기간의 단축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방안에는 인수‧합병 허가심사 기간 간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심사 진행상황과 일정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며, 방송통신 인수합병 때는 과기정통부가 심사항목 등 심사 계획을 사전공개하고 방통위는 사안별로 사전동의 간소화‧효율화를 통해 심사기간 단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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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여당 중심으로 위성방송의 공공성 방안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인가조건에 이 같은 내용이 어떻게 반영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HCN은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