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친환경 일자리 정책인 그린뉴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자체와 시민사회, 업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그린뉴딜 소통협의체'를 가동한다.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아닌, 지역사회가 필요한 사업을 찾아 정부에 건의하는 '보텀 업(Bottom-up)' 방식으로 그린뉴딜을 확산하겠다는 복안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연세재단세브란스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린뉴딜 소통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주체의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린뉴딜 소통협의체는 말 그대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추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를 높이는 '소통 창구'로 활용된다. 지자체와 시민사회, 기업, 청년 등 다양한 계층이 협의체에 참여할 전망이다. 협의체를 통해 발굴된 정책 과제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상정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2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의 핵심 투자처는 지역"이라며 "정부가 직접 투입하는 114조원 재정 대부분이 지역에 투자된다. 대표 사업들 상당수가 지역 변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장관 역시 "그린뉴딜 사업은 대부분 공모 사업으로 진행된다. '어떤 것이 지역 주도 사업이다'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각 사업의 특징을 파악하고 지역에서 주도해 추진해야 한다"며 "생태계 복원, 분산형 저탄소 에너지 확산 등 대표 정책들은 모두 지역 추진의 방식을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뉴딜은 단기적으론 '그린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대규모 재정 투자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일자리 창출, 경제 회복, 그리고 장기적으론 화석연료 기반의 경제시스템을 저탄소로 전환해 '생태 사회'로의 전환을 이끄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번 그린뉴딜 사업은 5년간 한시적으로 추진되는 재정 투자"라며 정책 방향성이 앞으로도 일관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대체로 5년 이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 위주로 제시했다"며 "경제 발전 계획이 5년마다 여섯 차례씩 나눠 추진됐 듯, 그린뉴딜도 그렇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수돗물 사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조 장관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관리 규정이라던가 기준과는 무관하게 국민 기준에서 봐야 한다"며 "수돗물은 수질 기준 초과나 안전의 문제가 아닌, 안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주 유충 발생을 인지한 이후부터 경위 파악, 현장 파견 등의 지시를 내렸고, 환경부로선 기민하게 대응 중"이라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환경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엔 주관 부처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환경운동가 출신으로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취지의 소신도 드러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했다가 시민사회와 서울시의 반발에 철회했다.
조 장관은 "그린벨트는 국토부에서 관리하고, 환경부는 그린벨트 해제 이후 개발 사업과 관련한 환경평가 업무를 관장한다"면서도 "업무 분장을 떠나 전문가로서의 의견은, 그린벨트에 걸맞는 토지 이용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는 것이고 그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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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린벨트 관리를 환경부로 이관해야한다는 이야기를 20년 전부터 해왔지만, 현재로선 환경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입장을 제시하는 정도일 것"이라며 "앞서 해제 논의가 있었을 때, 그린벨트를 지켜야할 것이란 의견을 제출하려 했지만 논의가 중단되면서 제안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