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동선, 접촉자만 알게 할 수 있다"

삼성SDS 조지훈 센터장, 동형암호·블록체인 활용 소개

컴퓨팅입력 :2020/07/17 10:16    수정: 2020/07/17 17:15

대중에게 공개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를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만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확진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데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어 그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동형암호와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접목하는 방법이다.

조지훈 삼성SDS 센터장은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정보통신망 정보보호 컨퍼런스 2020'에서 '포스트 COVID-19 시대를 위한 안전한 트레이싱 기술'이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같은 기술 방식을 소개했다.

조지훈 삼성SDS 센터장

조지훈 센터장은 "확진자에 대해 사는 동네, 방문한 장소, 직장 위치 등 개인정보가 공개돼오다가 프라이버시 문제로 최근에는 구(區) 이름과 방문한 가게의 종류 정도로 추상화된 정보가 공개되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개인정보 보호 수준은 올라가지만,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게 된다"고 언급했다. 

프라이버시 보호와 정보의 투명성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생기며 발생한 딜레머다.

구글과 애플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스마트폰마다 익명화된 정보를 주기적으로 송출하고, 송출된 정보를 저장함으로서 접촉자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확진자가 자신의 정보를 중앙 서버에 등록하면, 각 사용자들은 이를 내려받아 기기에 저장된 정보와 대조해 접촉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확진자 접촉 여부는 파악할 수 있지만 이 확진자가 누구인지, 어디서 접촉했는지는 알 수 없어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그런데 이 방식에도 단점이 존재한다. 우선 지속적으로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만큼, 배터리 소모가 가속되는 문제가 있다. 또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확진자 접촉 여부뿐인 만큼, 정부 당국이 데이터들을 방역에 활용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이 방식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전 국민의 60% 이상이 해당 앱을 설치해야 한다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출처=삼성SDS

조 센터장은 동형암호가 이보다 더 개선된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형암호가 더 상세한 확진자 동선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신속한 방역 대응이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형암호는 암호화된 상태로 데이터 연산이 가능한 기술이다. 

조 센터장은 "평소 위치 정보, 와이파이 접근 정보, GPS 정보 등을 저장해주는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고, 코로나19 확진자와 같은 위치에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할 때는 이 정보를 동형암호화해서 전송하면 된다"며 "정부 당국이 보유한 확진자의 위치 정보와 이 사용자 간 거리를 계산할 수 있고, 이 결과값을 다시 개별 사용자의 앱으로 보내면 암호 키를 보유한 사용자가 데이터를 복호화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삼성SDS

동형암호 기술의 단점은 암호화된 상태에서 데이터 연산을 하게 되는 만큼,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 파악에 이같은 기술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 기술 상의 단점이 부각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거리 계산의 경우 매우 간단한 데이터 연산에 속하기 때문이다.

조 센터장은 "내 위치정보를 정부 당국에 알릴 필요도 없어지고, 확진자 접촉 여부 파악 절차를 자동화해준다는 점에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더라도 편리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도 프라이버시 침해 없이, 자동화할 수 있다. 

정부가 조사 대상군에게 확진자 동선 정보를 동형암호화해 전달하면, 각 사용자들이 앱에 저장된 본인의 위치 정보 내역과 비교해 거리 계산한 값을 정부 당국에 전송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암호키를 갖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의 동선 정보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다.

블록체인은 수집되는 확진자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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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센터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는데, 동선 등 중요한 개인정보들이 모이고 있어 이를 안전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정보 사용 또는 조회 내역에 대해 투명하게 기록하고, 위변조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하는데 블록체인을 여기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삼성SDS

조 센터장은 "전세계적으로 바이러스 전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간 협업이 필요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런 여러 가지 기술들을 결합해 국가별로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