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에 네이버까지"…GA가 뭐길래?

핵심 판매 채널로 각광…차별화는 숙제

금융입력 :2020/07/16 09:06    수정: 2020/07/16 11:23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확보하려는 주요 기업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신한생명과 같은 기존 보험사는 물론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까지 가세하며 올 하반기 보험업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최근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을 앞두고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도 GA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한 뒤 이뤄진 첫 사례다. 8월부터 영업에 돌입하는 '신한금융플러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상품 추천 시스템을 도입해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의 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네이버도 지난달 법원에 '엔에프(NF)보험서비스'라는 상호의 법인을 등록하며 카카오·토스에 이어 보험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업 내용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고려한다는 회사 방침으로 미뤄봤을 때 결국 GA 모델을 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NH농협생명도 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GA에 주목하는 것은 시장의 중심축이 차츰 이들 채널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GA는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을 뜻한다. 이들은 첫 등장 후 핵심 판매 채널로 부상하면서 그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지난해 중·대형 GA의 신계약 건수는 1천461만건으로 전년 대비 13.4% 늘었고, 이들의 수수료 수입 역시 7조4천324억원으로 20.8% 증가했다.

다양한 상품을 취급한다는 게 성장의 원동력이다. 가령 자회사라고 해서 모회사의 상품만을 다뤄야하는 것은 아니며, 전략에 따라 생명보험에서 손해보험까지 여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현장의 설계사도 GA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제시할 수 있다는 매력과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수당에 보험사에서 GA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중‧대형 GA의 소속설계사는 18만9천395명으로 전년 대비 8천649명 증가했다.

따라서 보험사라면 별도의 GA 채널을 두는 게 유리하다고 업계는 진단한다.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처하는 동시에 설계사의 이탈을 막고 다른 GA와의 상품 판매 협상력까지 높일 수 있어서다.

네이버와 같이 기존에 보험업을 영위하지 않았던 기업도 마찬가지다. 독자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기보다 다른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조금씩 노하우를 습득하는 게 본궤도 진입을 앞당길 것으로 외부에선 분석한다.

다만 경쟁력 확보가 과제다. 신생 업체로서는 영업망 구축이 쉽지 않은데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보험시장이 위축된 만큼 차별화에 실패한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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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3월 발표한 자회사형 GA 보고서에서 모회사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낮고, 상품차별화에 성공한 기업일수록 양호한 경영성과를 보였다고 진단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상품의 제조와 판매가 분리된 미국처럼 한국도 차츰 GA 중심의 시장 환경이 구축되는 상황"이라며 "경쟁력 있는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고 취약한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업계의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