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가 차세대 D램 표준을 확정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JEDEC은 14일(미국 현지시간) PC·서버용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D램(JESD79-5 DDR5 SDRAM)'의 표준안을 확정·발표했다.
DDR5 D램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차세대 시스템에 최적화된 메모리 반도체다. 성능은 기존 DDR4 D램과 비교해 데이터 전송속도(최대 초당 6천400메가비트)는 최대 2배가량 빠르고, 소비전력(1.1볼트)은 9%가량 낮은 게 특징이다. 용량은 칩셋 하나당 집적밀도(최대 64기가비트)가 4배 이상 증가해 단면 기준으로 64기가바이트 용량의 메모리 모듈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D램 표준이 확정됨에 따라 인텔, AMD 등과 협력해 이르면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DDR5 D램 양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강욱성 SK하이닉스 GSM담당은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파트너사들과 테스트 칩셋 및 모듈 개발을 통해 DDR5 생태계를 확보해왔다"며 "DDR5는 DDR4 대비 향상된 컴퓨팅 성능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하반기 양산 수준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DR5 D램 양산에 속도를 내자 마이크론도 DDR5 D램 생산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마이크론은 JEDEC의 표준안 발표 직후, 곧바로 DDR5 지원 프로그램(DDR5 Technology Enablement Program)을 발표하고, 제품 개발 및 평가를 지원하는 데이터시트와 칩셋 설계에 필요한 개발 도구를 공유하기로 했다.
마이크론 측은 "마이크론은 DDR5와 관련해 세계 최대의 서버 업체와 기술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DDR5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파트너 및 고객사와 긴밀히 협력해 DDR5 메모리 솔루션을 빠르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톱3 메모리 반도체 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DDR5 D램 양산에 뛰어들면서 당초 전망보다 DDR5로의 전환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IDC는 DDR5 D램 시장이 2021년 전체 D램 시장의 25%를 차지한 후, 2022년에 44%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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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2018년에 DDR5 D램 개발을 완료했고, JEDEC 표준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인텔·AMD 등과 지속 협력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며 "현재 DDR5 D램 출시를 위한 인증작업이 진행 중이고, 시장의 예상(내년)보다 빠르게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4.1%의 점유율로 1위를, SK하이닉스는 29.2%의 점유율로 2위를, 마이크론은 22.3%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