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소부장 2.0' 전략을 발표한 가운데 그간 차질을 빚어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일 경기도와 용인시 등에 따르면 한강유역환경청은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관련해 용인시가 제출한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환경영향평가 본안' 검토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지자체(용인시, 안성시)와 지속 협의해 연내 통합심의 및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최종 승인·고시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한 관계자는 "용인·안성시와 클러스터 조성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협의를 현재 진행 중으로, 해결 가닥을 조금씩 잡아가고 있다"며 "당초 계획대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월 용인시가 제출한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안성시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한 바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오·폐수가 안성시 인근 하천으로 방류되는 것과 관련해 사전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안성시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오·폐수를 용인 내에서 처리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방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용인시는 방류지를 고삼저수지 하류부 등으로 우회하고, 최종 방류량도 감축(37만톤→34만톤)하는 등의 수정안을 담아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한강유역관리청에 지난달 접수했다.
산업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9일)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직접 방문해 '소부장 2.0 전략'의 비전을 선포한 만큼 지자체 간 갈등을 빚어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수세적인 대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약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수출규제 대응과 코로나 위기 극복에 발휘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은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산업 강국 도약 ▲첨단산업 유치와 유턴을 통한 첨단산업의 세계공장 육성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협력 강화 등을 핵심 골자로 한다.
특히,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소부장 2.0 전략의 일환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연대와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제도개선 및 애로 해소 등의 정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해 소부장 2.0 전략을 대외적으로 밝힌 것은 지자체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 문제를 풀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이에 중앙정부 내부적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를 연내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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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SK하이닉스를 주축으로 향후 10년간 총 120조원이 투입돼 용인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일대 448만제곱미터 부지에 반도체 공장 4기와 50여 개 소부장 기업의 생산·연구시설이 들어서는 사업이다.
이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1만7천여 개의 일자리 창출 ▲51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188조원의 부가가치 창출 등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