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주요 그룹 총수 중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주식 재산은 3조원 넘게 늘어난 반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주식 재산은 1조7천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그룹) 중 총수가 있는 50대 그룹 총수·회장의 상반기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52명 중 39명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조사 대상인 52명 중에는 공식 총수에서 물러난 이건희 삼성 회장과 공식 총수는 아니지만 실질적 총수 역할을 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2명도 포함됐다.
이들의 올해 1월 2일 주식 평가액은 57조6천1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 평가액은 56조5천123억원으로 반년 만에 1조1천26억원(1.9%) 감소했다. 39명 중 13명은 주식 재산이 증가했지만, 26명은 줄었다.
상반기 주식평가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었다. 이 기간 서 회장의 주식 재산은 2조7천15억원에서 5조8천458억원으로 3조1천442억원(116.4%) 증가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주식 재산이 1천542억원에서 3천94억원으로 100.6% 증가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1조9천67억원에서 3조3천446억원으로 75.4%,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은 1천208억원에서 2천58억원으로 70.3%, 박정원 두산 회장은 1천670억원에서 2천561억원으로 53.3% 증가했다.
반면 상반기에 주식평가액이 30% 이상 쪼그라든 총수는 총 10명으로 파악됐다.
정몽원 한라 회장의 주식 재산은 1천360억원에서 867억원으로 36.3%, 이우현 OCI 부회장은 755억원에서 481억원으로 36.2%,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은 7천991억원에서 5천132억원으로 35.8% 감소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34.2%(4천876억원→3천208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33.1%(4조9천975억원→3조3천425억원) 등도 주식 재산이 30% 이상 줄어든 총수다.
상반기 말 기준 주식 재산 1위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다. 다만 연초 17조3천800억원에서 6월 말 15조6천485억원으로 10% 이상 감소했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은 2위를 지켰다. 주식 재산은 7조2760억원에서 7조2천581억원으로 감소폭이 0.2%에 그쳤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삼성생명 주식 가치가 크게 떨어진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가치가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순위 6위에서 6월 말 3위로 뛰었다.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산이 3조3천482억원에서 3조7천767억원으로 12.8% 뛰어 5위에서 4위로 올랐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8위였다가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은 올 초만 해도 그룹 총수 주식재산 순위 8위였는데 6월 말에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 종목(기업) 103개 중 반년 사이 주가(종가 기준)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두산퓨얼셀로 조사됐다. 박정원 회장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주식은 1월 초 주당 8천800원에서 6월 말 3만2천400원으로 268.2%나 뛰었다.
관련기사
- 상반기 주식시장 결산…'바이오·배터리·IT' 업종 활짝2020.07.07
- 국내 주식시장서 美 큰손 등극…中 영향력은 작아져2020.06.28
- 삼성家 공익재단, 계열사 주식 1조7천억원 보유2020.05.14
- 주식재산 100억 넘는 오너家 사모님은 10명...1위 홍라희2020.04.09
셀트리온헬스케어(106.1%), 한진칼(100.8%)도 주가가 연초 대비 배 이상 올랐다. 코오롱생명과학(78.6%), 카카오(75.4%), 두산솔루스(62.2%), 키다리스튜디오(56.2%), 다우데이타(50.3%) 등은 주가가 50% 이상 증가했다.
오일선 소장은 “그룹 총수들의 주식평가액은 실질 거래가 있기 전까지는 장부상 금액에 불과하지만, 자녀 등에게 주식을 상속하거나 주식을 처분할 경우 상속세 문제와 현금을 확보하는 중요한 자산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