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재벌 오너가 사모님 90명 중 10명은 주식재산이 100억원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100대 그룹 재벌가 부인 주식재산 현황 조사’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9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59개 대기업집단을 포함해 총 100개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여성 본인이 그룹 총수나 경영자, 배우자가 고인이 된 경우는 순위에서 제외됐다.
조사 결과 국내 주요 재벌가 부인 90명 중 주식부자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前) 리움미술관 관장이었다.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주식 5천415만3천600주(0.91%)를 보유해 이달 7일 기준 주식재산 가치만 2조6천860억원에 달했다.
종근당그룹 이장한 회장의 부인 정재정 여사는 409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정 여사는 종근당홀딩스 주식을 29만1천575주 보유하고 있는데, 7일 종가 10만8천원으로 곱한 주식평가액만 해도 310억원을 훌쩍 넘겼다. 94억원 상당의 경보제약 주식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동서그룹 김석수 회장의 부인 문혜영 여사는 336억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문 여사는 (주)동서 주식을 200만5천935주(2.01%)를 갖고 있다. 4위인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의 부인 김낙양씨는 율촌화학(145억원), 농심홀딩스(98억원), 농심(7억9천만원) 등 3곳에서 총 251억원 상당의 주식 재산을 소유했다.
이어 한미약품그룹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씨가 231억원,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 부인 이정자씨가 187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인 서영민씨가 183억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부인 오수정 맥시칸 대표이사가 170억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부인 송광자씨가 156억원,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의 부인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120억원 등으로 10위 안에 들었다.
여성이 그룹 총수이거나 경영자이면서 주식재산이 100억원이 넘는 경우도 많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주식 가치가 9천840억원 상당이다.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은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 주식 가치가 4천605억원이고,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1천214억원)과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202억원)도 주식 가치가 100억원이 넘는다.
그룹 총수가 사별하면서 주식재산이 늘어난 사례도 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가 대표적이다. 김 여사의 주식가치는 7일 기준 4475억원으로 평가됐다. 김 여사는 LG 주식을 725만3천100주(4.2%) 보유 중이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주식가치도 270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고문은 한진그룹의 지배격 회사인 한진칼 주식 지분을 5.31% 보유하고 있다.
100대 그룹 재벌가 부인 중 주식재산이 10억원 이상은 모두 33명으로 조사됐다. 이중에는 아직 법적 부부를 유지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7일 기준 22억원의 주식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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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명 중 40명의 재벌가 안방마님은 상장사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까지 상당수의 국내 그룹 총수 등은 회사 경영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주식 지분’에 대해서만큼은 부부 사이라도 매우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소장은 “그룹 총수 배우자는 상황에 따라서는 그룹 전면에 나서거나 지분 등으로 경영에 깊이 관여해야 할 여지가 높은 특수관계자”라며 “특히 그룹 승계와 관련해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그룹 총수 부인의 지분 동향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