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경쟁력은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갈릴 것이다. 우리나라가 기술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치와 과학이 함께 나아가야 한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포럼 창립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더 빠르게 5G AI 등 ICT 분야 핵심 기술력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과학계의 노력과 정부·국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신성철 총장은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선도형’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신 총장은 “그동안 추격에 익숙한 우리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은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다만 현재는 모든 국가가 출발선에 서 있는 형국인 만큼,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꿔 나간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으로 ‘승자독식’을 꼽았다. 우리나라가 전체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D램이나, 대만 TSMC가 50% 이상을 차지하는 파운더리 등 부문과 같이 특정 국가 및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추세가 굳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을 독식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기술력’을 꼽았다. 신 총장은 “우리나라는 1년 전부터 일본으로부터 기술 압박을 받고 있는데, 만약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두려워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기술 패권의 쓰나미를 견디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 조직은 쇠퇴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장은 우리나라가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달했다. 근거로는 ▲과거 반도체 자동차 산업 성장 시 보여준 위기 극복의 DNA ▲경쟁국이 따라올 수 없는 ICT 인프라 ▲미래 성장 경쟁력 등 3가지를 제시했다.
희망적인 예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계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신 총장은 “추격형 연구체계를 선도형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도전적 연구와 그에 따른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글로벌 1~2위 수준이지만, 절대적인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핵심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신 총장은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인 AI 분야 인재양성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기술 기반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이공계 교육 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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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과학기술 혁신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과학계와 정부, 국회가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권을 초월해서 연결성 있는 과학기술 정책이 담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총장은 “과학계와 정치계는 밀고 당기면서 서로를 증폭시키는 관계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가야 한다”며 “과학계가 자문하고 논리를 만들어 가치를 제공하면, 정치계는 정책을 만들어 입법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역할을 하며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