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달리는 韓 수소화물차…400만대 시장 문 두드린다

수소상용차 '수출 효자'로 육성…5년간 1천억원 신규 지원

디지털경제입력 :2020/07/06 14:36    수정: 2020/07/07 00:12

6일 스위스로 첫 수출된 현대자동차의 중대형 수소화물차는 10년 뒤 300~400만대 규모로 성장할 수소전기트럭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앞서 시작한 수소승용차 수출에 이어, 수소상용차까지 수출 주력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번 수출 차량엔 정부의 연구·개발(R&D) 결과물인 최첨단 수소연료전지 냉각시스템·제어기술이 적용됐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 5년간 1천억원의 신규 지원을 통해 핵심부품 성능과 내구성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10대가 이날 전남 광양항에서 출항했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6일 전남 광양항에서 선적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2025년까지 스위스에 수소화물차 1600대 수출

스위스에 수출된 수소화물차는 정부 지원과 우리기업의 노력이 합쳐져 완성된 결과물로 꼽힌다. 현대차로선 서유럽지역 대형상용차 시장 첫 진출이란 의미가 있다.

이 차량은 트레일러 무게를 포함한 총중량이 34톤급인 대형 카고(Cargo)트럭이다. 2개로 구성된 수소연료전지 출력은 190킬로와트(kW), 구동모터는 최고 출력이 350kW, 1회 충전주행거리는 약 400킬로미터(km)에 달한다.

수소 충전 시간엔 약 8~20분이 소요된다. 운전석이 있는 캡과 화물 적재 공간 사이에 7개의 대형 수소탱크를 장착해 약 32킬로그램(kg)의 수소 저장 용량을 갖췄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누적 1천600대를 스위스로 수출할 예정이다.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독일·네덜란드·오스트리아·노르웨이 등 공급 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고, 북미 상용차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승용차에 이어 트럭부문에서도 수소전기차 대량 공급을 본격화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 리더십을 상용 부문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소전기차 리딩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한층 더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형트럭 분야에서 상용화 실증사업에 투입되는 프로토타입과 전시용 콘셉트카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일반 고객 판매를 위한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가 최초다.

현대차 관계자는 "화물 트럭은 대부분 경유차이기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이를 대체하는 친환경 화물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수소전기트럭은 충전 시간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 장거리 운행에 강점이 있어 경유 화물차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기. 사진=픽사베이

수소트럭 2030년 300~400만대 보급…"우리가 선점하자"

유럽은 2025년 이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주요 국가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 중이다. 이에 경유차가 대부분인 상용차시장에서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도입과 확산이 시급한 상황이다.

수소화물차는 수소승용차에 비해 높은 내구성과 출력을 필요로 한다. 물 이외의 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차량인데다, 대형 상용차에 필수적인 요소인 장거리 운행과 고중량 화물운송에도 유리하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지난해 25대에 불과했던 스위스 수소전기차 시장 규모는 2028년이면 1만1천533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같은 기간 전체 유럽 시장 규모도 419대에서 22만3천772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맥킨지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에 약 300~400만대의 운송용 수소전기트럭이 보급될 전망이다.

스위스·유럽 전기차 시장 규모 전망. 자료=지디넷코리아

정부도 이번 수출을 계기로 유럽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우선 수소전기차를 미래차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부품 개발과 성능개선을 집중 지원한다. 저가형고출력 연료전지시스템 개발 등 16개 과제에 지금까지 정부출연금 총 906억원이 투입됐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상용차 연료전지 내구성을 5배 개선하는 사업에 257억원을 출연한다. 같은 기간 수소트럭용 대형모터 국산화 사업에 198억원을, 연료전지 에너지 밀도를 50% 개선하는 사업엔 154억원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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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수소화물차 대규모 수출을 통해 수소스택·수소연료전지 냉각시스템 등 우리의 앞선 기술과 신뢰성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급성장이 예상되는 스위스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국 대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기업이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5년간 약 1천억원 규모의 신규 지원을 통해 핵심부품 성능과 내구성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수소차 보급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