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el)이 중국 서버 기업인 인스퍼(INSPUR)에 대해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고 중국 언 레이펑왕이 2일 보도했다.
중국 가트너가 6월 발표한 1분기 글로벌 서버 시장 통계에 따르면 인스퍼는 9.6%의 시장 점유율로 세계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37.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1분기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10.6% 이상 성장하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텔 측은 "미국 관련 법률에 따라 인텔의 공급망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로인해 임시적으로 고객에 대한 공급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인텔 측은 이르면 2주 내 해결될 수 있다며 일시적 공급 중단이라고 설명, 향후 다시 공급이 재개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앞서 지난달 24일 미국 국방부는 20개 중국 IT기업을 '중국 군(軍)의 소유, 관리 혹은 관계'가 있는 기업이라며, 중국 항공산업그룹(AVIC), 항공우주과기그룹(CASC), 중국전자과기그룹(CETC), 중국선박중공그룹(CSIC), 중국철도건설(CRCC), 화웨이, 하이크비전(HIKVISION), 그리고 인스퍼 등 20개 기업을 지목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과 이들 기업의 거래를 제한토록 자체 수출관리규정(EAR)를 개정, 군사 최종 사용자 및 최종 용도(MEU) 규정을 변경하고 지난 29일부터 발효했다.
중국에서 주로 제조, 항공, 우주, 건설계 인프라 구축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이에 인텔은 수출 거래를 위해 수출 허가증이 필요해졌으며, 허가증을 받은 이후에야 인텔의 제품을 군용 상품 공급 기업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인스퍼가 중국에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산업 핵심 서버를 공급하는 기업인 만큼 미국의 수출 제재가 중국에 미칠 영향 역시 적지 않을 전망이다.
IDC에 따르면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인스퍼의 AI 서버가 연속 2년 간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중국 시장의 선두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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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펑왕에 따르면 반도체 등을 공급하는 인텔은 인스퍼의 최대 협력업체다. 인스퍼의 지난해 인텔 부품 구매액이 179억 위안(약 3조 482억 원)으로 전체 구매액의 37.53%에 달한다. 2위는 엔비디아로 구매액이 37억 위안(약 6천300억 7천300만 원)으로 비중이 7.8% 였다. 전체 구매액 중 두 미국 기업으로부터 사들이는 구매액 비중만 이미 44%를 넘어 사실상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이에 향후 제재 여파에 이목이 모인다. 또 부품의 자체 개발 혹은 중국산으로의 대체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