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TV 시장, 코로나에 '꽁꽁'…하반기는 '맑음'

[상반기 결산] 글로벌 TV 시장 전년대비 두자릿 수 감소 전망

홈&모바일입력 :2020/07/01 15:43

올해 상반기 TV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꽁꽁 얼어붙었다. 

위축된 소비 심리 등 시장 상황 악화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연기로 인해 1·2분기 TV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하반기에는 TV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CES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QLED 8K의 생생한 화질을 감상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 코로나 ‘불똥’

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 규모는 4천649만9천대로 작년 동기보다 10.2% 줄었다. 2분기 출하량도 총 3천861만7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2분기 4천771만 대보다 19%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투톱의 2분기 예상 출하량은 총 1천277만9천 대로 지난 1분기(1천677만8천 대)보다 400만 대가량(-23.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의 시장점유율도 글로벌 예상 출하량의 33.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 코로나19 팬데믹…도쿄올림픽 연기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도쿄올림픽이 연기됐다. 이에 전체 TV 업계는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가 올림픽 개최를 기준으로 세운 올해 TV 마케팅 전략과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소니가 직격탄을 맞았다. 소니는 8K LCD TV 'Z8H'와 OLED TV 'A8H'를 발표하는 등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8K TV와 LG전자가 이끄는 OLED TV 진영의 주도권을 쥐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도쿄올림픽은 상대적으로 소니 등 일본 업체의 기회였다”며 “전체 TV 제조사들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 TV 특수를 못 누려 시장 전반적으로는 부정적이지만 경쟁 구도 측면에서는 소니가 더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삼성-LG, ‘9개월 TV 전쟁’ 코로나로 대승적 화해

공정거래위원회 맞제소까지 치달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공방전이 지난달 공정위 심사절차종료 결정으로 일단락됐다. 양사는 네거티브 마케팅은 지양하고 품질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TV 사업의 경우 전체적인 수요 침체와 북미·유럽 등 주요 거래선의 영업중단 혹은 영업축소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매출액이 떨어질 것”이라며 “효율적인 자원 운영으로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 프리미엄은 성장세…국내 TV 업계 ‘호재’

전체 TV 시장 위축에도 초대형·프리미엄 TV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초대형·프리미엄 TV를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면서 이와 같은 트렌드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삼성 QLED 8K (사진=지디넷코리아)

옴디아에 따르면 2분기 75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은 102만대로 전년 동기 76만대 대비 34% 증가했고, 8K는 4.3만대로 전년 동기 3.3만대 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는 초대형이 전년 대비 17%, 8K가 전년 대비 110% 성장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초대형·프리미엄 TV는 국내 기업에 강점이 있다. 삼성이 주도하고 있는 QLED TV의 경우, 올해 2분기 157만대로 전망해 작년 동기 120만대 대비 31%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간 전망에서도 QLED는 작년 대비 34% 성장한 798만대로 예상됐다.

■ 하반기 ‘맑음’…상저하고 흐름 전망

하반기 글로벌 TV 시장은 수요가 대폭 감소했던 상반기와 비교해 빠르게 수요를 회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상저하고의 흐름이 전망된다. 특히, 프리미엄 TV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며 타 국가에 비해 국내 TV 사업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빠른 회복과 함께 순차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각국 정부의 소비 부양책 및 연말 소비 시즌을 위한 유통업체 들의 재고 축적 등으로 TV 업황은 빠르게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비 양극화에 따른 OLED TV 및 Q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이 증가할 수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이 높은 소니와 비교했을 때, 한국업체들의 개선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리투아니아 카우나스(Kaunas)市에 위치한 가전 매장을 찾은 고객이 LG 올레드 갤러리 TV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LG전자)

다만 하반기 약진에도 올해 전체 TV 시장은 역성장할 예정이다. 하반기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며 상반기보다 선전하지만 연간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코로나 후폭풍이 장기간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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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디아는 올해 TV 시장 규모가 2억 376만대 수준에 머물러 작년 2억 2천291만대 대비 약 8.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에는 올해보다 다소 늘어난 2억 1천828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그간 코로나로 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 TV 수요 회복 속도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에 따라 올해 TV 업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하반기에도 코로나는 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