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가 올 2분기에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도 자동차보험 실적이 개선되는 등 뜻밖의 호재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는 2분기에도 전분기와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이들 5사는 지난 1분기 작년보다 5% 늘어난 5천6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연초부터 신계약 확대에 신경을 기울여온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야외활동 감소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중)이 떨어진 게 주효했다.

외부에선 2분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에 자동차 운행량과 사고가 크게 줄었다는 이유다.
실제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5월의 경우 삼성화재 81.6%, 현대해상 81.5%, DB손해보험 82%, KB손해보험 81%, 메리츠화재 78.4% 등 각 회사의 손해율이 작년보다 6~13%p 내려갔다. 업계가 보는 적정 손해율(78~80%)에 근접한 수치다.
이들 회사의 5월 자동차보험 사고접수 건수 역시 총 37만9천5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만2천245건 대비 12.2% 감소했다.
이와 함께 2월까지 늘어나던 실손의료보험 청구가 급격히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례로 삼성화재는 4~5월 실손보험 청구건수가 작년보다 11.1%와 5.3%씩 감소했고, 같은 기간 현대해상도 26.9%와 18.7%씩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급한 치료가 아니면 병원 방문을 미루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구건수 감소가 반드시 손해율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숫자가 작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만큼 손해율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물론 손보업계에 걱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차츰 늘어나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자동차보험 등 손해율은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는데, 이미 일부 손보사에선 6월 보험금 청구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감지됐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보험 영업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이들의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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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실손의료보험 청구 건수가 줄어든 것은 고무적이나, 다른 사업도 들여다봐야 만큼 실적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대체로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성적표를 내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손해율이 개선됐다지만 자동차보험 사업은 여전히 적자구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언제든 손해율이 상승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안심하긴 이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