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가 다음달 국내에 40만원대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동통신 3사가 이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할 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중국 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신뢰도가 아직은 높지 않은 상태이고, 최근 매장마다 재고가 적지 않은데다, 이통사의 주요 협력사인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의 하반기 주력 제품 출시시기가 다가오면서 이들에 대한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샤오미가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40만원대 5G 스마트폰인 '미10라이트'다. 국내에 40만원대 5G 스마트폰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상반기 국내에 출시된 5G 스마트폰의 최저 출고가는 50만원대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A51' 5G는 57만2천원이었으며, SK텔레콤 전용 5G 스마트폰인 '갤럭시A퀀텀' 출고가는 64만9천원이었다.
미10라이트는 6.57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에 4천16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20W 빠른 충전도 지원한다. 또 퀄컴 스냅드래곤 765G 칩셋을 탑재했으며, 후면에는 ▲4천800만화소 메인 카메라 ▲8백만화소 광각 카메라 ▲2백만화소 접사 카메라 ▲2백만화소 심도카메라로 구성된 쿼드 카메라를 채용했다.
샤오미는 미10라이트로 올해 판매 채널을 이통사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온라인몰에 오프라인 매장까지 판매채널이 확대되면 소비자와의 접점이 늘어나 제품 판매량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10라이트가 이통사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된다면 이는 샤오미 스마트폰 최초 사례가 된다.
당초 미10라이트는 이달 말 이통사 채널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내 이통사와의 협의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미10라이트는 이미 지난달 15일 국내 전파 인증을 획득했다. 보통 전파인증을 받은 뒤 한 달 내 출시가 이뤄지는 것을 고려했을 때, 미10라이트의 출시는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통3사는 모두 해당 제품 출시와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초도물량, 판매채널, 자금 등과 관련해 아직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와의 협의가 길어지는 배경으로는 이통사에 쌓인 다량의 재고분, 타 제조업체들과의 관계, 중국폰의 낮은 브랜드 신뢰도, 5G 스마트폰의 낮은 선호도 등이 꼽힌다.
현재 이통사에서는 상반기에 나왔던 스마트폰 재고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얼마나 많이 팔릴지 추측하기 어려운 새로운 외산 스마트폰을 받아들이는 데 부담이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10라이트를) 이통사 오프라인 채널에서 팔게 되면, 지금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지고 있는 재고와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판매에 대한 낮은 경험치와 낮은 브랜드 신뢰도도 이통사 입장에서는 고민거리다.
이통사 관계자는 "40만원대 5G폰이라는 점에서는 이점이 있을 수 있으나, AS서비스나 브랜드 인식, 품질 얘기가 들어가면 또 달라진다"며 "아직 중국폰이 대대적으로 팔린 경험이 없기 때문에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샤오미는 국내 AS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국에 위치한 공식 운영 지정 서비스 센터를 통해 총 2년간 무상 AS를 받을 수 있으며, 센터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서 전문 콜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통사에서는 미10라이트를 받아들일 경우 삼성, LG, 애플 등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관계에서도 어느정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애플의 경우, 하반기에 5G 전략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있어 5G폰 수요가 그 때 폭발하길 바라기 때문에 그 전에 비슷한 가격대나 고객층이 겹치는 단말이 나오는 것을 안 좋아한다"며 "(이번 미10라이트 출시를 가지고) 하반기 전략 5G폰 초도물량으로 민감하게 굴 수 있기 때문에 이통사에서 적극적으로 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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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중저가폰에 대한 수요도 그리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폰은 삼성, LG도 있다 보니까 외산에 대해 엄청난 수요가 있었던 게 아니다"라며 "또 현재 5G 수요도 많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렴한 5G 중저가 스마트폰이 나와 가계통신비가 저렴해진다면 시장에 좋은 영향이겠지만, 이는 삼성, LG도 동조해서 라인업이 다양해져야 가능하다"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하반기에 나올 갤럭시노트나 아이폰5G에 대한 보급 수요가 너무 많아 (미10라이트만으로) 중저가 5G폰 가입자가 많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