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직에 도전한다.
정부는 24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유명희 본부장의 WTO 사무총장직 입후보 안건을 의결하고 주 제네바대표부를 통해 WTO 일반이사회 의장 앞으로 입후보 의사를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유명희 본부장은 “대한민국은 WTO 체제로 구축된 통상규범과 교역질서 속에서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세계 GDP의 78%에 이르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통상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며 “우리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에 처한 WTO 교역질서와 국제공조체제를 복원, 발전시키는데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유 본부장은 “WTO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회원국 간 갈등을 중재하고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견국 역할이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이 누구보다 이러한 연대와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하기에 적합한 자격과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25년 통상분야 공직을 통해 습득한 모든 역량과 경험을 다 해 협상 기능을 복원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적실성을 가질 수 있도록 WTO 협정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특히 분쟁해결제도, 전자상거래 등 국제규범 재정비가 시급한 분야에서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회원국 요구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여러 도전에 기민하게 대응해 국제적 위기대응 공조를 선도하는 WTO로 역할과 기능을 보강하겠다고 덧붙였다.
WTO 사무총장 선출절차는 ‘후보등록→선거운동→회원국 협의’ 순으로 진행된다. 회원국과 협의를 통해 지지도가 낮은 후부부터 탈락시키는 절차를 반복해 최종 단일 후보에 도달하는 시스템이다.
산업부는 후보자 등록 기간(6월 8일~7월 8일) 이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WTO 사무국은 사무총장 공백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운동은 3개월, 회원국 협의는 2개월 소요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무총장 공백이 발생하는 예외적 상황에서는 단축할 수 있다.
유 본부장의 도전으로 차기 사무총장 후보국은 나이지리아, 이집트, 멕시코, 몰도바와 함께 5개국이 됐다.
WTO 사무총장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로베르토 아제베도 WTO사무총장은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지난 5월 14일 사임 의사를 밝혀, 8월 조기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 본부장은 정신여고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로스쿨을 나왔다.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1992년 총무처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공직을 시작해 1995년 통상산업부에서 통상 업무를 담당했다.
관련기사
- 유명희 통상본부장, 스웨덴에 K-방역모델 국제표준화지지 당부2020.06.24
-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코로나19 WTO 차원 대응방안 논의2020.06.24
-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코로나19 치료제·신속 진단키트 개발 적극지원”2020.06.24
- 유명희 "韓 제도개선할 것..EU에 투자확대 요청"2020.06.24
1998년 통상 기능이 외교통상부로 이관되면서 자리를 옮겼다. 1999년 미국에서 로스쿨 3년 과정을 끝낸 뒤 미국 뉴욕주와 워싱턴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외교통상부에서 자유무역협정(FTA)정책과장, FTA서비스교섭과장, 주중국대사관 참사관 등을 거치며 여러 협상에서 실무자로 참여했다.
대통령비서실 외신대변인을 거쳐 통상 업무가 외교부에서 다시 산업부로 통합 이관된 이후엔 산업부에서 FTA교섭관 겸 동아시아FTA 추진기획단장, 통상정책국장, 통상교섭실장 등 통상현안을 진두지휘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