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국내 은행들이 부실해지거나 대출 연체때문에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빅테크로부터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21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낸 '2020년 하반기 은행 경영환경 전망 및 주요 경영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은행은 과거와 같은 예대마진이 낮고, 금융플랫폼으로 고객 이동이 확산되는 분위기에 은행 수익성 회복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
현재 국내은행들의 예대마진은 1.60%로 200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종전처럼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돈을 쉽게 벌 수 없는 환경인 것이다. 여기에 오픈뱅킹와 하반기 시행될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는 은행의 고객 접점을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카카오페이, 핀테크 등으로 분산돼 은행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공급으로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부연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서정호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 마이데이터 산업 본격 도입, 오픈뱅킹 확대, 빅테크 약진 등으로 은행산업 시장 경쟁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디지털 전환 가속도 냄으로써 비용 구조 개선과 영업 기회 발굴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디지털 전환이 ▲업무 지원 ▲상품 기획 ▲준법 감시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비용 구조 개선과 업무 프로세스 효율성까지 높여야 한다고 봤다.
고객 접점을 잃지 않기 위해 고객 중심적 영업 방식과 체계를 강화하고, 데이터 분석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진단했다. 플랫폼 기업이나 비금융회사와 제휴를 강화하거나 자본력을 바탕으로 저평가된 금융사나 핀테크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기회 모색할 시점이라는 것.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빅테크들의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로 고객 접점을 형성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첨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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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거래와 비대면 방식에 대한 균형있는 시각을 갖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언제 어떠한 형태의 채널을 통해 은행에 접근하더라도 동일하고 일관성 있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판매채널 인프라와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인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봤다. 다만, 저금리 기조 하에 고수익-고위험 상품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지 않을 수 있도록 소비자 보호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서정호 선임 연구위원은 "담보를 중시하는 대출 관행서 벗어나 중장기적 관점서 차주 경쟁력 평가하고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한 상황 판단되는 차주에게 적극적 자금 공급. 돈이 필요없을때 돈을 쓰라고 하고 필요할 때 외면한다는 비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