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 채널이 핀테크, 저축은행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은행들이 해외송금 고객을 잡기 위해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 환경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모바일 중심의 해외송금 서비스 간소화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18일 4대 시중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은 해외송금 플레이어가 다양해지면서 은행 고유의 장점을 부각하고 핀테크 등이 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면서 해외송금 고객 이탈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7월 은행에게만 허용했던 해외송금 업무 규제를 풀어 핀테크 업체도 소액해외송금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송금을 할 수 있는 곳들이 늘어나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2020년 1~5월 4대 시중은행의 해외송금 개인부문 액수는 58억5천889만달러로 전년 동기 70억1천만달러 대비 16.4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은행들은 해외송금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기존 수출입거래와 자본거래 송금의 역할은 은행의 전문적인 영역으로 굳건히 지켜나가고 해외송금 개인부문은 기술과 서비스 차별화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국가별 현지 사업자와 제휴한 해외송금 특화 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필리핀과 캄보디아에서 수취 은행 계좌가 없어도 현지서 돈을 받을 수 있는 '살라맛포송금(필리핀)'과 '윙송금(캄보디아)'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태국서는 태국 상업은행과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제휴로 수수료를 낮춘 '100바트 송금'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다.
하나은행은 2019년 7월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 '하나 이지(Hana EZ)'를 올해 5월 내국인까지 쓸 수 있도록 확대했다. 하나 이지를 이용할 경우 영업점 방문 없이도 유학생 송금이 가능하며, 해외 등록금 고지 시점의 환율로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나은행 측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도입해 기술력을 키우고 있고 비대면화로 외국환 전문은행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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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모바일로 5천달러 이하 금액을 연중 24시간 해외 송금할 수 있는 '케이비 이지 해외송금'을 고객에게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도 7월 모바일을 통한 소액 해외송금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처럼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면서도 은행들은 보유한 송금 네트워크와 지속적인 망 관리, 자금세탁방지에 따른 거액 개인 해외송금은 은행을 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송금사업자의 해외송금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거래에 대해서 자금세탁 등의 위법 행위 발생시 또는 부정이체 발생시 책임관계를 따지는데 분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