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청소기는 청소하는 습관을 바꾼다. 무선 청소기를 접하고 무선 이어폰을 처음 사용할 때와 같은 감동이 몰려왔다. 조금씩 자주 청소하는 습관이 들었다. 무선 이어폰을 쓰다가 다시 유선 이어폰으로 돌아갈 수 없다. 청소기도 마찬가지다.
무선 청소기 춘추전국시대다. 여기에 로봇 청소기로 유명한 로보락도 가세했다. 지난 4월 무선 청소기 ‘로보락 H6’을 국내 출시했다. 업계 최고 수준인 150AW 정도의 흡입력을 갖췄으나 40만원대 가격의 제품이라는 설명에 호기심이 생겨 제품을 써봤다.
2014년 중국 베이징에 설립된 로보락은 청소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가전 제조사다. 샤오미의 투자를 받고 샤오미 미지아 기업이 됐다. 미지아는 샤오미의 ‘미’와 집을 뜻하는 '가(家)'를 합친 말이다. 이런 이유로 샤오미 로봇청소기 제품을 생산 출시한 바 있다.
로보락 H6은 상중심(上中心) 설계를 갖췄다. 다이슨과 비슷하다. 다이슨은 세계 최초로 손잡이 근처에 모터 등 본체가 있는 상중심 무선 청소기를 출시한 바 있다. 이른바 스틱형 청소기다. 그래서인지 무게가 1.4kg이지만 손목에 무리가 가는 편이다.
무선 청소기의 중요한 요건은 배터리다. 배터리가 넉넉해야 무선 청소기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로보락 H6은 3610mAh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했다. 최대 사용시간은 절전 모드 기준 1시간 30분이다. 충전 시간은 4시간이다. 400회 충·방전 시 배터리 성능을 85% 유지한다는 게 로보락 측 설명이다.
무선 청소기를 쓰다 보면 남은 사용 시간이 항상 궁금했다. 로보락 H6은 OLED 스크린이 장착됐다. OLED 화면에는 사용 중인 모드 및 잔여 배터리 등 현재 성능이 표시된다. 필터 청소 시기 등 소모품 유지보수 정보 등도 알려줘 유용하다.
H13 등급의 고성능 헤파필터를 탑재한 것도 이 제품의 장점이다. 헤파필터는 공기 중 먼지 등을 포집해 제거하는 먼지 필터다. 포집률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특히 트루 헤파필터로 불리는 H13~14등급은 0.3마이크로미터 크기 먼지를 99.75~99.975% 걸러낸다.
청소기는 작동 원리상 소음이 날 수밖에 없다. 로보락 H6의 소음 수준은 72dB(데시벨)이다. LG전자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 A9의 경우 최저 소음 48dB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다이슨 V10 모델과 비교했을 때, 로보락 H6 소음 수준은 더 불쾌하지 않게 느껴졌다.
H6은 헤드 툴이 6개다. 바닥 브러시, 전동식 미니 브러시, 먼지 제거용 브러시, 틈새 청소 도구 등 쓸모에 따라 바꿔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굴절 튜브가 참신했다. 굴절 튜브는 틈새 청소 도구나 먼지 제거용 브러시에 연결해 작고 좁은 공간을 청소하는 데 사용한다.
마룻바닥용으로 나온 바닥청소용 브러시 헤드를 제일 많이 썼다. 부드럽게 밀리는 느낌이지만 바닥에 착 붙어 먼지를 빨아들이는 느낌이었다. 바닥청소용 브러시 헤드는 정전기 방지 카본파이버 소재와 융 재질로 머리카락 엉킴도 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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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틈새나 침대 밑 구석구석, 닿기 어려운 곳을 청소할 땐 틈새 청소 도구를 사용했다. 아무래도 청소기를 거꾸로 들어야 했다. 다만 무거워서 오래 사용하기엔 손목에 무리가 갔다. 무게 중심이 딱 맞지는 않는다.
로보락은 H6 모델에 대해 올인원 거치대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이 충전 거치대를 통해 모든 액세서리와 청소기를 거치할 수 있다. 벽면에 장착하는 방식이다. 가볍지만 안정감을 준다. 다만 스탠드형 거치대는 별도 구매해야 한다. 가격은 중저가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100만원 전후반대 무선청소기 제품을 프리미엄으로 분류하고, 20~30만원대 제품을 저가형에 속한다. 로보락 H6의 가격은 42만9천원이다. 무난한 가격대에 무난한 제품을 찾고 있는 소비자에게 추천한다. 2년 무상 AS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