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지난 2일 선보인 신작 FPS 게임 발로란트이 PC방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발로란트는 PC방 순위 고착화가 심화된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주에 10위권에 진입하며 인상적으로 데뷔했다. PC방 점유율은 약 1.6% 선으로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서든어택과 배틀그라운드가 단단히 자리하고 있는 FPS 게임 시장에서 나쁘지 않은 데뷔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평하는 모습이다.
다만 2주차에 접어들어 PC방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위권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는 넘는 점유율을 기록해야 안정권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발로란트가 초반 다소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이유로는 자체 보안 프로그램 뱅가드가 지적된다. 라이엇게임즈는 FPS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항상 문제가 되는 핵(악성 비인가 프로그램)을 차단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뱅가드를 개발했다.
뱅가드는 비공개테스트 단계부터 이용자 사이에서 여러 지적을 받아왔다. 발로란트를 제외한 다른 프로그램과 충돌하며 게임이 튕기거나 PC가 먹통이 되는 경우를 호소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 PC FPS 게임 둠 이터널에 적용된 보안프로그램 데누보와 뱅가드가 충돌해 둠 이터널 개발사가 비판 받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발로란트가 정식 출시된 이후에 이런 문제는 더욱 부각됐다. 뱅가드가 게임 환경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우려해 발로란트 설치를 꺼리는 PC방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발로란트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PC방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각 커뮤니티에는 뱅가드로 인한 우려를 표하거나 실제 불편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발로란트를 실행하지 않아도 뱅가드가 작동해 PC 리소스를 점유하고 이로 인해 게임 구동이 버벅인다는 이야기도 눈에 띈다.
이런 소문이 PC방 업계에 퍼지면서 발로란트의 'PC방 상륙작전'은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PC방을 통한 광고 효과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발로란트는 단순히 PC방 점유율만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FPS 시장 공략 계획 전체가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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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PC방 시스템 관리 업체 관계자는 "안티치트 프로그램 때문에 PC방 업주가 곤란을 겪는 일이 과거에도 없던 것은 아니다. 라이엇게임즈도 뱅가드의 문제를 인식하고 계속해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문제는 출시 초기에 국한된 문제에 그칠 여지가 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만 이용자가 만족할만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용자가 발로란트에 대한 관심을 접는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