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전을 나답게' vs LG '신(新)가전'…소비자 선택은?

"라이프스타일과 경험 추구" vs "신개념 제품 개발 주력"

홈&모바일입력 :2020/06/17 17:23    수정: 2020/06/17 21:02

가전이 집 안 생활을 돕는 전자제품 수준을 넘어서 삶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대다. 가전 맞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기 차별화 전략으로 틀에 박힌 기존 가전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17일 삼성전자가 가전 제품을 대상으로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라는 통합 슬로건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통합 슬로건으로 맞춤형 가전 시대를 새롭게 연다면 LG전자는 '세상에 없던 가전', 이른바 신(新)가전 개발에 주력한다.

■ 삼성전자,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

삼성전자는 지난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담은 ‘프로젝트 프리즘’을 발표했으며, 그 후속 작업으로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라는 슬로건을 가전제품 마케팅 전반에 사용하기로 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은 지난해 프로젝트 프리즘 런칭 자리에서 “프리즘은 백색 광선을 여러 가지 색깔로 투영해낸다”며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프리즘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번째 제품이 바로 ‘비스포크’ 냉장고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공급자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제품이 아닌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 이후에도 인공지능 기반으로 세탁·건조 경험을 혁신한 ‘그랑데 AI’,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삼성 제트’ 전용 먼지 배출 시스템인 ‘청정스테이션’, 홈파티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포터블 인덕션 ‘더 플레이트’ 등을 선보였다.

삼성이 제안하는 맞춤형 가전은 디자인에 무게를 둔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대개 디자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취향으로 모터까지 바꿀 순 없다. 삼성 가전은 대개 화이트·그레이와 같은 기본에 네이비·민트·핑크·코럴·옐로우 등 다채로운 색상이 도입됐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뉴라이프 가전의 시대’ 보고서를 통해 “가전제품도 이제는 기능만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 낼 수 없으며,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최근의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신들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고 전했다.

■ LG전자 신(新)가전…'세상에 없던 가전'

LG전자는 세상에 없던 가전, 이른바 신(新)가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드럼세탁기 아랫부분에 통돌이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 맥주 제조기 ‘홈브루’, 일체형 세탁건조기 ‘워시타워’ 등 신개념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데 앞장선다.

특히, 2011년 출시된 스타일러는 연구개발에 소요된 기간만 9년, 관련 특허는 180여 개에 이른다. '무빙행어’와 '트루스팀’이 대표적 기능으로 꼽힌다. 스타일러를 출시한 국가 수는 한국, 일본, 중국, 미국, 호주, 러시아 등 모두 15개다.

LG전자 트롬 건조기와 트롬 스타일러의 패딩 전용코스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LG전자)

또한 LG 홈브루는 누구나 손쉽게 나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다. 홈브루에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을 넣고 간단히 다이얼 조작만 하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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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출시된 트롬 워시타워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일체형으로 구현한 원바디 세탁건조기다. 동급의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설치할 때보다 높이가 약 87mm 낮다. 별도의 받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세탁물을 넣고 빼거나 필터를 관리하는 게 편리하다.

노경탁 연구원은 “LG전자는 새로운 소비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에 R&D를 확대해 매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단일 제품 매출로 전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세컨드 가전의 확대는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기여하고 있어, 레거시 제품으로의 구매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