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CES 2020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며 MWC, P&I, 포토키나, 홍콩 전자전 등 국내외 주요 IT 전시회가 줄줄이 취소됐다. 6월에서 9월로 개최 시기를 한 차례 연기했던 대만 컴퓨텍스 역시 올해 개최를 포기했다.
결국 올해 IT 전시회는 오는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IFA를 주관하는 메세 베를린은 이미 5월 말 발표를 통해 온라인이 아닌 실제 행사장에서 일정을 진행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 2분기 지나도록 여전한 코로나19 확산세
대만 컴퓨텍스를 주최하는 타이트라(TAITRA,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와 타이베이컴퓨터협회(TCA)는 한차례 연기했던 오는 9월 전시회 개최를 최근 포기한 상황이다. 대만 정부가 외국인 입국 완전 봉쇄를 기조로 한 방역 정책을 펼치면서 관람객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타이트라와 TCA는 이달 초 개최 예정이었던 일정을 한 차례 연기해 오는 9월 말 컴퓨텍스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는 2분기 초부터 중국과 동아시아,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판단이었다.
그러나 매년 4만 5천여 명에 이르는 컴퓨텍스 관람객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 산발적인 지역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업이 위치한 미국 상황 역시 악화되고 있다.
■ 컴퓨텍스 "온라인으로 행사 전환"
컴퓨텍스는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 유행 당시 개최 시기를 6월에서 9월로 연기한 적이 있다. 그러나 행사 자체가 완전히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트라와 TCA는 이 달 초부터 주요 기업이 참여하는 온라인 행사인 '컴퓨텍스 토크'를 진행한 바 있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이노벡스(innoVEX) 행사 역시 오는 29일 유튜브로 진행한다.
그러나 주요 기업들이 기조연설이나 브리핑, 제품 공개 행사를 이미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컴퓨텍스 자체 행사에 대한 주목도는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이달 초 진행된 컴퓨텍스 토크 역시 대부분의 세션이 기존 발표 내용 반복에 그쳤다는 비판도 있다.
■ IFA "규모 줄여도 실제 행사로 간다"
반면 매년 9월 개최되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는 온라인 행사나 개최 연기·취소가 아닌 '실제 행사' 개최를 최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지난 5월 중순 온라인으로 진행된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옌스 하이데커 IFA 총괄사장은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춘절 등을 통해 많은 수요가 일어날 것이며 미디어와 제조사가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독일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6일간 24만 5천명이 방문했던 지난 해와 같은 규모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 역시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 일정·규모 축소..관람객 언론 종사자로 제한
이 때문에 올해 IFA는 예년 규모에 못 미치는 지극히 한정적인 규모로 열리게 됐다. 먼저 개최 기간은 오는 9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으로 축소됐고 프레스 컨퍼런스를 포함한 총 네 개 행사만 개최된다.
오는 10월 24일까지 5천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 참석을 금지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독일 정부 방침에 따라 올해 행사의 관람객은 기자 등 미디어 종사자로 제한된다. 이마저도 약 80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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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는 지난 5월 말부터 세계 미디어 종사자 사전 등록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난 12일 IFA 조직위에 따르면 단 6일만에 60개 국가에서 800명 이상이 등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등록을 마쳐도 IFA 조직위의 초청이 없다면 관람이 불가능하다.
IFA 조직위는 "독일 내 상황이 호전되어 이에 따라 일일 행사 참석 인원이 늘어난다면 더 많은 언론 관계자를 초청할 수 있을 것이며 프레스 등록은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