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고성능 코어와 저전력 코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프로세서(개발명 레이크필드)를 공개했다. 저전력과 고효율, 윈도 호환성을 갖춘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를 통해 윈도10 기반 ACPC(올웨이즈 커넥티드 PC)를 내세운 퀄컴과 맞서겠다는 것이다.
11일 오전 진행된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에서 램 나익 인텔 제품담당 이사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는 인텔이 앞으로 PC 혁신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를 탑재한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북S가 이달 말에, 폴더블 PC인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는 올 연말 출시될 예정이다.
■ 손톱만한 면적에 프로세서·메모리 집약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는 가로·세로 12×12mm 면적 안에 싱글/쿼드코어 프로세서 2개와 LPDDR4x 메모리, UFS 저장장치까지 집적했다. 두께는 1mm 수준까지 줄였다.
이처럼 서로 다른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 IP를 자유롭게 쌓아 올리는데는 인텔 3차원 적층 기술인 포베로스(FOVEROS)가 쓰였다. 이를 통해 프로세서 면적이 이전 세대 프로세서인 코어 i7-8500Y 대비 56% 가량 줄어들었다는 것이 인텔 설명이다.
프로세서 내부에는 서니코브 아키텍처에 기반한 10nm(나노미터) 고성능 코어 1개와 10nm 저전력 코어 4개가 탑재된다. 실행되는 작업에 따라 고성능 코어와 저전력 코어가 번갈아 작동한다. 애플리케이션에 따라서는 5개 코어가 동시에 작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윈도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은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UFS 저장장치에 담긴다. PC 제조사가 별도로 NVMe SSD를 장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PCI 익스프레스 레인 수가 기존 데스크톱/노트북용 프로세서에 비해 극히 제한된 6개이며 이 중 2개를 활용할 경우 최대 읽기·쓰기 속도는 약 1000MB/s에 그쳐 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 AX200 칩을 통해 와이파이6를 기본 지원하며 애플 아이폰7 등에 탑재되었던 기가비트 LTE 모뎀인 XMM7650을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인텔은 "LTE 탑재 여부는 어디까지나 제조사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 "내장그래픽 성능,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거의 같다"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는 코어 i5-L16G7, 코어 i3-L13G4 등 두 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내장된 그래픽칩셋은 인텔 UHD 그래픽스다. 인텔은 "내장 그래픽칩셋이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에 내장된 것과 거의 같은 성능을 내며 듀얼 스크린도 기본 지원한다. 다만 쓸 수 있는 전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게임 실행 성능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LPDDR4X-4267 규격 메모리를 내장 가능하며 용량은 4GB와 8GB 중 선택할 수 있다. 램 나익 인텔 제품담당 이사는 "16GB 탑재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재 하이브리드 프로세서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 윈도 호환성 걸림돌로 남은 퀄컴 ACPC 겨냥
인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가 견제 대상으로 노리는 제품은 매우 명확하다. 바로 2018년부터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기반 ACPC(올웨이즈 커넥티드 PC)다.
램 나익 인텔 제품담당 이사도 "기존 익숙한 PC 경험과 완전한 윈도 호환성을 제공하지만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하이브리드 프로세서가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퀄컴은 2018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스냅드래곤 835, 850, 8cx 등 프로세서와 윈도10을 결합한 PC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저전력과 장시간 사용, LTE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레노버와 5G 탑재 PC를 출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지난 해 삼성전자가 스냅드래곤 850을 탑재한 투인원인 갤럭시 북2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했고, 올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X 등이 정식 출시되는 데 그쳤다. 또 기존 윈도 소프트웨어와 호환성이 떨어지며 성능도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이달 말 첫 제품 '갤럭시북S' 출시 예정
지금까지 인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출시될 제품으로 삼성전자 갤럭시북S와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네오가 꼽혔다. 이 중 서피스 네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씽크패드 X1 폴드는 지난 1월 CES 2020에서 실제 구동되는 제품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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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달 말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를 탑재한 갤럭시북S를 공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갤럭시북S는 드라이버 등 문제 해결을 위한 튜닝을 지속적으로 진행중이며 이달 하순 정도에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램 나익 인텔 제품담당 이사 역시 "이 달 말부터 일부 시장에 갤럭시북S가 출시될 것이며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는 올해 말에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이나 투인원 등 제품도 아테나 프로젝트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