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와 현대HCN에 이어 CMB까지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케이블TV 업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높였던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모두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개별 SO는 M&A를 통해 대형화되는 IPTV에 맞서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재 남은 9개 개별 SO가 목소리를 모아 지역 케이블TV 사업을 존속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별SO발전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이한오 금강방송 대표는 “모든 MSO가 IPTV에 넘어가면서, 유료방송 시장 구도는 대기업인 IPTV와 상대적으로 약자인 개별 SO로 나뉘게 됐다”며 “중소 사업자인 개별 SO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케이블TV는 복수의 권역에서 서비스하는 5개의 MSO와 개별 권역에서만 사업하는 9개의 개별 SO로 나누어져 있다. MSO 중 가장 규모가 큰 LG헬로비전은 지난해 LG유플러스에, 3위 티브로드는 SK브로드밴드에 각각 인수·합병됐다. 추가로 딜라이브와 현대HCN, CMB까지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남아있는 개별 SO는 ▲푸른방송(대구) ▲제이씨앤울산중앙방송(울산) ▲남인천방송(인천) ▲광주방송(광주) ▲아름방송네트워크(경기) ▲씨씨에스 충북방송(충북) ▲서경방송(경남) ▲금강방송(전북) ▲KCTV 제주방송(제주) 등 9곳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개별 SO 9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4.9%, 가입자는 164만4천여명이다.
그동안 케이블TV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목소리를 냈던 MSO가 IPTV에 매각됐거나 매각을 앞두면서, 개별 SO의 위기감은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MSO가 IPTV로 모두 인수·합병된 이후. 개별 SO 역시 힘을 잃고 헐값에 사업을 매각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개별 SO는 지속적인 사업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장의 근거는 ‘지역성’이다. MSO에 이어 개별 SO까지 사라질 경우, 케이블TV의 순기능인 ’지역성 구현‘이 퇴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한오 대표는 “개별 SO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지역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개별 SO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동안 MSO도 지역성에 대한 의무를 짊어지고 있던 것이고, 개별 SO마저 사라지면 결국 지역성이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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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SO는 중소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연구한 뒤, 정부와 국회에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특히 유료방송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개별 SO를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의 제정 등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할 계획이다.
개별 SO 관계자는 “IPTV 사업자가 개별 SO의 사업 권역에서는 과잉 경쟁을 하지 못하도록 제재하는 등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호소할 계획”이라며 “IPTV 3사에 비해 개별 SO가 상대적으로 열세일 수밖에 없는 만큼,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유료방송 시장에 준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