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코로나19 뇌관'으로…콜센터 실태 도마 위

"일부 업체, 비상근무 느슨해져…재정비해야"

금융입력 :2020/06/05 17:20    수정: 2020/06/05 22:51

보험업계가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최근 일부 회사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콜센터 직원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는 모양새라 이들의 운영 실태가 또 한 번 도마에 올랐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열흘 간 보험사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이미 두자릿수를 넘어섰다. 업계 안팎에선 3월 구로 에이스생명보험 콜센터 사태 때와 같은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KB생명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센트럴플레이스 건물 7층 콜센터의 보험설계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래 집단감염으로 이어져, 현재 총 1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AXA손해보험 콜센터에서도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 종로5가역 인근 콜센터 직원 1명이 2일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그와 접촉한 직원 2명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삼성화재 역삼영업점에서도 보험설계사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각 업체는 서둘러 해당 건물을 폐쇄한 뒤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고, 접촉자를 찾아 검사를 받도록 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에서 멈추지 않고 가족과 지인, 소비자 등으로 감염이 번지자 일각에선 보험사의 대응 조치에 대한 의구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콜센터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 좁은 간격으로 앉아 전화영업을 하는 근무환경 특성상 감염 우려가 큰데, 회사가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인식이 짙다.

앞서 서울시는 에이스생명 콜센터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좌석 간격 1.5m 유지, 식사시간 교차 실시, 띄어 앉기, 마스크 착용, 칸막이 설치 등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도 이와 연계해 사업장 내 밀집도를 기존의 절반으로 낮추고 ‘지그재그형’으로 자리를 배치하라는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행 정도는 업체마다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직원 간 간격 등 지침을 준수하고 있지만, 일부 회사에선 ‘생활 방역’ 전환 후 비상근무 체계가 다소 느슨해졌다는 전언이다. 실제 AXA손보의 한 직원은 최근 띄어 앉기가 중단됐고 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조회도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도 그 점에 대해선 부인하진 않았다. 생활 방역으로 바뀐 뒤 좌석 배치를 변경한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간 거리를 유지하는 등 근무지침을 충족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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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험업계 내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각 보험사가 콜센터의 근무 태세를 철저히 점검해 과거의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활 방역 전환 후 일부 회사의 근무 환경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은 사실이나 이를 강제로 되돌리도록 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며 "최근의 연이은 감염 사례는 각각의 대응 태세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