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 개척에 힘을 쏟던 LG전자가 올해 들어 프리미엄 LCD(액정표시장치) TV인 '나노셀 TV'를 앞세우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삼성전자 QLED TV와 대립각을 세우고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020년형 ‘LG 나노셀 AI 씽큐’를 전 세계 순차 출시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LCD TV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독자 개발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LCD TV에 'LG 나노셀 TV' 브랜드를 2017년부터 해외에서 사용해 왔다.
올해는 국내에도 LG 나노셀 TV 브랜드를 확대 적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앞서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지난해 "올해는 올레드 TV 외에도 나노셀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서 작년과 달리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나노셀 기반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LCD TV, 전체 TV 시장의 99% 차지
이처럼 LG전자가 나노셀 TV에 집중하는 이유로는 LCD TV 시장 2위 사업자로서의 입지 굳히기가 꼽힌다. OLED TV가 시장입지를 충분히 확보할 때까지 LCD TV가 실적을 견인해줘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OLED TV 시장 규모는 LG전자가 2013년 첫 제품을 선보인 이후 6년 만에 1천 배 성장할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LG전자 전체 TV 매출 중 올레드 TV 비중은 20% 정도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LCD 시장은 TV 시장의 99%를 차지할 만큼 아직 지배력이 막강하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LCD TV 시장 파이를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TV의 주요 부품인 패널 가격이 내려가면 원가 절감으로 인해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최근 들어 LCD TV 패널 가격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5월 LCD TV용 패널 가격은 전월 대비 32인치 8.3%, 43인치 8.0%, 55인치 4.5% 하락해 4월 패널 가격 하락률의 두 배가 넘어갔다. 4월 패널 가격 하락률은 32인치 5.3%, 43인치 2.6%, 55인치 1.8%였다.
■ TV 대형화·8K 추세 대응에 더 유리
또 LCD 패널은 대형화·고화질화되는 TV 트렌드에 대응하기 더 수월하다는 이유도 있다. 실제로 TV 시장의 대형화 추세는 지속되고 있어 지난해 기준 70인치 이상 시장 비중이 5.1%에서 7.6%, 60인치대는 14.8%에서 19.1%로 대폭 성장했다.
LCD는 OLED와 비교해 제작 비용이 낮아 대형화를 통한 수익 확보에 유리하다. OLED는 대형으로 만들기엔 아직 수율이나 수익성이 높지 않다. LG전자는 나노셀 TV를 다양한 크기의 라인업으로 선보이면서 OLED TV를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8K TV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이득이다. 세계 8K TV 판매량은 올해 63만대, 2021년 135만대, 2022년에는 223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88인치 8K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출하가는 5천만원이다. 삼성전자 80인치대 8K QLED TV 제품과 비교해도 최대 두 배가량 비싸다.
LG전자는 올해 LG 나노셀 8K AI 씽큐 모델을 지난해 대비 대폭 늘렸다. 지난달 65형 8K 나노셀 TV 신제품을 국내 출시했다. 내달 초에는 또 다른 8K 나노셀 TV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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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나노셀 8K AI 씽큐는 지난 3월 출시된 75형 2종을 포함해 총 4종으로 늘어나게 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 나노셀 TV는 경쟁사 프리미엄 LCD 라인업에 대한 대응으로 봐야 한다”며 “LG전자 입장에서는 OLED TV 세그먼트를 프리미엄 LCD보다 한 단계 더 높은 프리미엄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