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최저가보장제 강요한 요기요에 과징금 4억7천만원

"거래상 지위 가진 플랫폼의 부당간섭" vs "소비자 불익 방지 프로그램"

인터넷입력 :2020/06/02 12:00    수정: 2020/06/02 14:57

배달음식점에게 최저가보장제를 강요한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6천8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자신의 앱보다 직접 전화주문 또는 타 배달앱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배달음식점이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해지 등 불이익을 부과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다.

이에 요기요 측은 서비스 출시 초기 시행됐던 소비자 보호 제도로, 소비자의 불이익을 방지하고 배달앱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했던 프로그램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2일 공정위에 따르면 요기요는 지난 2013년 6월 26일 자사앱에 가입된 배달음식점을 대상으로 최저가보장제를 일방적으로 시행하면서 요기요에서보다 음식점으로의 직접 전화주문, 타 배달앱을 통한 주문 등 다른 판매경로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최저가보장제를 위반한 144개 배달음식점을 적발해 판매가격 변경 등 시정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요기요는 최저가보장제를 위반한 배달음식점에 대해 요기요 가격 인하, 타 배달앱 가격인상, 배달료변경 등 조치를 취하게 했다.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음식점(43개)에 대해서는 계약해지 했다.

공정위는 요기요의 행위가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배달음식점의 자유로운 가격 결정권을 제한함으로써 경영활동에 간섭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요기요는 배달앱 2위 사업자로 배달음식점이 요기요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에 접근할 수 있는 독점적 경로를 보유하고 있어 배달음식점에 대한 거래상 지위를 갖는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최저가보장제하에서는 배달음식점이 요기요의 앱 이용수수료 인상 시 자신이 인상된 수수료를 전적으로 부담하지 않는한, 요기요가격 뿐만 아니라 다른 경로의 판매가격까지 모두 동일하게 인상해야 한다.

조홍선 공정위 서울사무소장

적용 조항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며, 공정위는 시정명령(향후 행위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6천8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 측은 "이번 건은 거래상 지위를 갖는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인 배달앱이 가입 배달음식점에 대해 일방적으로 최저가보장제를 시행해 배달음식점의 가격결정에 관여한 행위를 부당한 경영간섭으로 보아 엄중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며 "국내 배달앱 시장이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배달앱이 규모가 영세한 배달음식점을 상대로 가격결정 등 경영활동에 간섭하는 행위를 할 경우 법위반에 해당될 수 있음을 명백히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봤다.

또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거래분야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바, 공정위는 본건을 계기로 배달앱 뿐만 아니라 여타 온라인 플랫폼분야에서도 지배력을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가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감시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진행된 브리핑 자리에서는 공정위의 제재가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기업결합 심사에 영향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조홍선 공정위 서울사무소장은 "이번 제재는 거래상 지위남용건이라 기업결합과는 별개다"라며 "법적 결합은 다른 사항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액수와 관련해서 조 소장은 "통상 과장금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하지만, 이번에는 회사가 음식점에 대해 최저가보장제를 요구한것이라 정액과징금을 기준으로 산정했다"며 "5억원이 최대치"라고 답했다.

요기요 측은 공정위 제재와 관련해 아쉽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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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관계자는 "최저가 보장제는 요기요 서비스 출시 초기 시행됐던 소비자 보호 제도로 불이익을 방지하고 배달앱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했던 프로그램"이라며 "2016년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후에 해당 정책을 즉시 중단했고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된 공정위의 조사와 심판 절차에도 성실히 임하며 당사의 입장을 소명했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진행 절차에 대해서는 아직 정식 의결서를 받지 못했기에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운영 전반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신중을 더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