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PK '스택스' 김구택 선수 "발로란트 전향 망설이지 않았다"

"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 될 것"

디지털경제입력 :2020/06/01 16:37

라이엇게임즈의 신작 FPS 게임 발로란트 출시가 다가오며 e스포츠 시장도 조금씩 들썩이는 모습이다. 게임 출시와 함께 e스포츠 리그가 출범하는 것이 아님에도 벌써부터 그 가능성을 엿본 이들이 발로란트 e스포츠 리그에 도전 의사를 보이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오버워치 리그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고 MVP 2관왕에 오른 제이 원, 포트나이트 월드컵 준우승자인 해리슨 장 등이 올해부터 발로란트로 종목을 전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유명 프로게이머다.

정통 FPS 게임 시장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 e스포츠 시장에서도 발로란트로 종목을 전향하는 이들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신작 발로란트 이미지.

이런 소식이 전해지는 와중에 MVP PK의 행보는 유독 눈에 띈다. 선수 개인이 아닌 팀 전체가 발로란트로 종목을 전향한다는 소식을 전한 팀이기 때문이다. MVP PK가 아시아 지역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을 받던 팀이기에 그 파급력은 더욱 컸다.

MVP PK의 '스택스' 김구택 선수는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로 종목을 전향하기로 결정함에 있어 잠시도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단 자신뿐만 아니라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도 모두 같은 의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구택 선수는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다.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발로란트는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게임이라는 점에서 더욱 신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로란트 전향 후 고민한 것은 오로지 게임 출시일 뿐이라며 대회가 시작되면 확실한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를 위한 준비도 착실히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구택 선수는 "사실 커뮤니티 대회인 레벨업 리그에 초청받기는 했지만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서 거절하기도 했다. 공식전이 열리게 되면 그때부터 참가할 생각이다"라며 "팀원 모두가 경쟁전에 열중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MVP PK 소속 '스택스' 김구택 선수.

그는 이미 '오벨리스크'라는 계정으로 발로란트 이용자 사이에서 실력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워낙 뛰어난 실력을 갖춘 덕에 한때 이용자 사이에서 '핵 이용자'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김구택 선수는 "본 계정으로 방송을 하며 게임을 할 때는 멘트도 신경을 써야하고 시청자와 소통 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에 제대로 집중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오벨리스크 계정으로 플레이하면서 본 계정으로 할 때보다 더 집중해서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핵 이용자라는 오해를 산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내 실력을 사람들이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스포츠 업계에서는 오히려 포상에 가까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도 들을 수 있었다.

김구택 선수는 "발로란트 테스트 시작 전에 타 게임을 팀원들과 같이 즐기며 언젠가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게임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슬슬 오벨리스크 계정이 화제가 되면서 발로란트 이용자 사이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하니 그때부터 팀원들도 내가 오벨리스크가 아니냐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네가 오벨리스크가 아니라면 너 대신에 오벨리스크를 팀에 영입해야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팀원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발로란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을 정도로 게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지닌 김 선수는 발로란트의 장점으로 이용자 친화적인 면을 꼽았다.

그는 "기존에 즐겼던 FPS 게임과 움직임은 큰 차이가 없다. 총을 쏘는 감각도 거의 비슷하다. 상대방이 돈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 상대의 추후 전략을 예상할 수 있으며 궁극기 게이지와 내가 뛰어다니는 소리가 주변 어디까지 퍼지는지도 눈으로 볼 수 있다. 머리 속으로 계산해야 하는 여러 변수를 눈으로 확인하며 게임을 할 수 있어 매우 편하다"라고 말했다.

추후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한 답을 내놨다. 이용자 사이에서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지나치게 강력한 샷건으로 대표되는 총기 밸런스와 맵의 공수 밸런스 문제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런 단점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용자 불만을 받아들이고 개선하는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이다. 발로란트를 하면서 '이런 점은 고쳤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 수정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게임에 대한 신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김구택 선수는 "배틀로얄 장르가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여기에 피로를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발로란트는 정통 FPS 게임이기에 처음에는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내 주변에서 FPS 게임은 전혀 하지 않는 이들도 발로란트에 관심을 보일 정도로 쉽게 만들어진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발로란트 e스포츠 리그에 여러 종목 선수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또한 처음에는 게임 특성상 자신처럼 정통 FPS 게임을 즐기다 전향한 이들이 좀 더 유리한 성적을 낼 수 있겠지만 몇개월만 지나면 실력이 상향평준화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김구택 선수는 자신과 MVP PK의 활약을 자신했다.

그는 "솔직히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 선수로 활동할 때는 하는 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한국에는 경쟁자가 없었다. 이제는 다른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경쟁자라 생각하며 잠을 쪼개가면서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대회에서 이름을 떨친 선수들의 기량도 대단하다. 이들이 무서운 경쟁자가 될 듯 하다. 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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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며 김구택 선수는 발로란트의 한국 e스포츠 리그가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 선수로 활동할 당시 해외 선수가 가장 부러웠던 건 자국 리그가 존재하고 거기서 활약한다는 점이었다. 발로란트에서 한국 e스포츠 리그가 생기면 좋겠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