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물산 합병의혹' 소환조사 17시간 반 만에 귀가

사흘 만에 재소환…검찰, 미전실 의사결정 과정 조사

디지털경제입력 :2020/05/30 09:21    수정: 2020/05/30 11:5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및 부정승계 의혹과 관련해 약 17시간 30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29일 오전 8시20분쯤 이 부회장을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소환, 이날 오전 2시쯤 조사를 마쳤다.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에도 관련 수사로 약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인지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 부회장이 과거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과 어떤 지시와 보고를 주고 받았는지 의사결정 과정을 중심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첫 조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및 삼성물산 합병을 비롯한 각종 불법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스1)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고발로 불거졌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회계처리 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장부상 회사 가치를 4조5천억원 부풀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이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추진될 당시 삼성바이오 지분을 46%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 가치가 뛰었고,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에 유리한 합병 비율이 산정됐다는 게 검찰 측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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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 부회장까지 소환하면서 1년 6개월간 이어져 온 삼성 합병의혹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합병 의혹 수사를 위해 삼성 전·현직 고위 간부들을 수차례 불러 조사해 왔다.

검찰은 이 부회장 조사를 마치고 내달께 관련자들 기소 여부와 신병 처리 등을 결정하고 이 사건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