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도화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커졌지만 다수의 이용자는 편익을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이버시 문제를 우려하지만 작은 혜택이나 이익을 위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하면서 태도와 실제 행동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프라이버시 역설’ 현상이 빚어졌다는 설명이다.
28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라이버시 역설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기술의 고도화로 자동화된 의사결정이 늘어나면서 ▲알고리즘 공정성 ▲데이터 편향 ▲프라이버시 등의 이슈가 에상되면서 방통위가 지난 2018년부터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이용자 인식과 행태 변화를 패널 데이터로 수집하는 조사 결과다.
2019년 조사 결과에서는 지능정보 서비스에 대한 알권리와 설명요구권과 같은 이용자 권리의식은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알고리즘이 선별한 뉴스의 선별 기준을 알 권리가 있다는 의견에 전년 대비 11.7% 포인트 늘어난 49.2%가 찬성했다. 뉴스 기사의 작성자가 로봇인지 알 권리에 대해서도 찬성의견이 2.8% 포인트 증가했고, 반대의견은 3.7% 포인트 감소했다.
AI 기반 서비스로 인한 피해나 불이익에 대한 설명요구권에 대해서도 찬성의견이 3.8% 포인트 늘고, 반대의견은 3.5% 포인트 줄었다.
다만, ‘모르겠다’ 또는 ‘중립’으로 응답한 의견도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지능정보 서비스와 관련된 이용자 권리에 대해 아직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용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때 활용되는 데이터 소유권에 대해 전년 대비 9.2% 포인트 증가한 44.2%의 응답자가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기업에 소유권이 있다는 의견은 전년 대비 7.7% 포인트 하락한 24.1%로 조사됐다.
지능정보사회 개인정보보호 인식 항목을 보면 전반적으로 개인정보보호 수준이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이용자는 소폭 줄었지만, 5년 전과 비교해 절반 이상이 안전한 개인정보보호 환경이 조성됐다는 답변을 내놨다.
온라인상에 이용 흔적을 남기는 것이 두려워 이용을 자제한 경험으로 음성인식 시스템에 목소리를 남기거나 SNS에 글을 남기는 것을 자제한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 정보를 앱으로 체크하거나 스마트워치에 운동량과 일정 기록을 자제하는 경험도 늘었다.
그럼에도 합당한 이유와 편익이 따른다면 개인정보 활용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끈다.
이를테면 작업 환경 안전과 보안, 공공기물 훼손과 재난예방,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CCTV 설치 수용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안전과 재난예방을 위해 부분적 프라이버시 침해도 수용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와 같이 필수적 서비스 이용을 위해 개인정보 활용을 스스로 허락하는 역설적 상황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능화된 서비스가 증가할수록 프라이버시 노출을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비스 제공자에 의한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해 삶의 편의, 안전, 효율을 높이려 하는 현상이 극대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프라이버시 노출에 대한 염려와 개인정보 제공 의사를 기준으로 보면 우려가 크지만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역설 집단이 55.1%로 가장 많았다. 또 개인정보를 제공하면서 프라이버시 노출 우려그 크지 않은 집단이 33.5%에 이르렀다.
반면 프라이버시 노출 수준에 관계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11.3%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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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술의 실현가능성과 사회변화에 대한 이용자 인식을 분석한 결과 프라이버시 역설 집단이 미래 기술의 실현가능성이 더 높다고 인식할 뿐 아니라 미래 기술 환경 변화에 대한 수용성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이같은 패널 조사 결과를 두고, 지난해 발표한 ‘이용자 중심 지능정보사회 원칙’에 담은 프라이버시 보호 원칙을 바탕으로 정책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