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트위터 정면충돌…왜 싸우나

'우편투표=선거부정' 거듭주장…"사실확인 필요" 딱지 붙여

인터넷입력 :2020/05/27 10:13    수정: 2020/05/27 11:1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결국 트위터가 칼을 빼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트윗 두 건에 사실 확인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경고 딱지를 붙였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트위터는 26일(현지시간) 우편 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트럼프의 트윗 2건에 ‘우편투표에 대해 확인해보라’는 경고 문구를 추가했다.

이 문구를 누르면 사실 확인 안내 화면으로 연결된다. 여기엔 우편투표가 선거부정과 관련이 없다는 각종 내용이 나와 있다. CNN, 워싱턴포스트, 더힐 등 미국 내 각종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들이다.

(사진=씨넷)

■ 트위터, 현직 대통령 트윗에 '사실확인 필요' 이례적 딱지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플랫폼들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달 초엔 “극좌파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을 통제하고 있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위터가 대통령이 올린 트윗에 경고 딱지를 붙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뜩이나 각을 세우고 있는 실리콘밸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관계가 더 악화될 전망이다.

이런 위험을 잘 알고 있는 트위터가 왜 트럼프의 트윗에 경고 문구를 부착하는 강수를 뒀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최근 미국 정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잘 아는대로 미국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번 선거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간의 한판 승부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것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은 우편선거다. 모든 유권자에게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발송하는 방식이다.

우편투표는 민주당이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일부 찬성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우편투표를 할 경우 부정 선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는 게 반대 이유다.

트럼프 트윗에 붙은 경고 문구를 누르면 팩트체크 페이지로 이동한다. (사진=트위터)

트럼프 캠프에선 우편투표를 할 경우 투표용지를 가로채거나 우편함에서 투표용지를 훔치는 등의 방식으로 선거 부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주장은 다르다. 트럼프가 우편투표를 반대하는 것은 투표율을 낮추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젊은층의 투표율을 낮춤으로써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란 비판이다.

트럼프가 ‘우편투표=부정선거’란 주장을 담은 트윗을 연이어 올린 것 역시 이런 분위기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 "트위터가 선거 방해하고 있다" 또 반격

그러자 트위터가 이례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트윗에 ‘사실 확인이 필요한 주장’이란 딱지를 붙이는 것으로 맞대응하고 나섰다. 소셜 플래폼인 트위터 입장에선 대통령의 트윗을 방치할 경우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편투표가 선거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트럼프의 트윗 두 건은 27일 오전 10시 현재 좋아요 16만5천건, 리트윗 4만6천 건에 이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가 2020년 대통령 선거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격하는 트윗을 또 올렸다.

트위터가 ‘파란 딱지’를 붙이자 트럼프는 곧바로 맞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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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트위터는 가짜뉴스인 CNN과 아마존 워싱턴포스트의 팩트체킹을 토대로 우편투표와 관련된 내 주장이 부정확하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트위터가 2020년 대통령 선거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트위터는 언론 자유를 완전히 탄압하고 있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