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폰 사면 20만원 보조”…이통사, 틈새 마케팅

'가입자 뺏기 경쟁' 어려워지자 키즈·외국인·알뜰폰 공략

방송/통신입력 :2020/05/21 17:13    수정: 2020/05/22 08:32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심이던 불법보조금 경쟁이 키즈폰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화된 국내 통신 시장 속에서 가입자 순증을 위한 틈새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키즈폰을 구매하는 이용자에게 20만원대의 현금을 지급하는 마케팅이 펼쳐졌다.

키즈폰 마케팅을 주도한 사업자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상품인 ‘카카오리틀프렌즈폰3’에 신규로 가입할 경우, 최대 26만원 상당의 현금 지급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말기 구매자에게 지원금을 제공해 실구매가격을 낮추는 방식의 마케팅은 과거부터 반복돼왔다. 하지만 ‘키즈폰’에 고가의 보조금이 제공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키즈폰’은 어린이 전용 단말기로, 음성 전화·문자메시지·메신저 등 기본 기능에 위치를 확인하고 긴급 통화를 지원하는 등 부모 안심 기능 및 각종 교육 콘텐츠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출고가는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만~20만원대가 대부분이다.

모델들이 키즈폰 '카카오리틀프렌즈폰3'를 소개하는 모습.(사진=LG유플러스)

키즈폰에는 고액의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구매층이 ‘초등학생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로 한정된 탓에, 이통사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신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서, 틈새시장을 바라보는 이통사의 시각이 달라졌다.

국내 통신시장은 선택약정할인의 할인율이 25%로 상향 조정된 이후 번호이동이 아닌 '기기 변경' 이용자 비중이 늘어나는 변화를 겪었다. 이는 이통사 간 '가입자 뺏기 경쟁'의 축소로 이어졌다. 타사 가입자를 데려오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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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뺏기를 통한 순증이 어려워지면서, 이통사는 틈새시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틈새시장은 전체적인 가입자 규모는 작지만, 신규 가입자 1명을 모집하는 데 필요한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어린이·외국인·알뜰폰(MVNO) 등이 대표적인 틈새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동통신 3사가 집중하는 타깃 마케팅이 키즈폰에 대한 고가 보조금 지급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키즈폰, 외국인 가입자, 알뜰폰 가입자 모집 경쟁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