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출에도 빅데이터 바람이 불고 있다. 직원 개개인의 역량이나 한정적인 자료로 기업 대출을 심사해 부실 대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추세다.
21일 신한은행이 기업 대출 심사에 빅데이터를 첫 도입한 데 이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기업 대출 부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업 대출 심사에 빅데이터를 접목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빅데이터를 통해 기업 부정 대출 탐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기업 대출 심사 과정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행동 패턴을 분석, 부정 대출 여부를 잡아낸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기업 정보와 신용평가사에서 제공한 정보 등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데이터들을 여수신·신용공여·외환 등 6개 분야 15개 기업 행동패턴으로 분석해 부정 대출 위험도를 3단계(상·중·하)로 분석하고 대출 심사에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란 기업이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거나 대표이사의 빈번한 교체 등이 있다면 여신 담당자에게 알려주고, 심사 시 이를 고려하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문서 위조나 허위 매출로 기업 대출이 부실해지는 사례가 있다"며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부실 리스크를 줄이고,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부실 대출 패턴을 발굴해 수익성 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KB국민은행도 은행의 기업 대출 심사 노하우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업 대출 자동심사 지원 시스템 '빅스(Bics)'를 설계했다.
기업 대출을 신청한 기업이 포함된 관련 산업과 업황 정보, 기업의 재무 및 비재무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해 기업 대출을 심사하는 시스템이다. 또 대출을 원하는 기업의 차입금 규모 등을 고려해 정교한 리스크 측정도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KB국민은행 측은 "신용리스크가 낮은 대출에 대해서는 빠르게 대출을 집행할 수 있게 됐다"며 "기업 대출 승인 현황을 모니터링해 전략적인 대출 심사 방향도 설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019년 2월부터 기업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점수화해 기업 대출을 심사하고 있다. 단순히 룰 베이스 시스템이 아닌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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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심사 시스템 개발을 위해 신한은행은 은행 내부 및 외부 신용평가사들이 보유한 과거 10여년 간의 재무 및 비재무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모형을 만들었다. 2018년에 개발 후 3개월간 테스트를 거쳐 전면 도입하게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 기업 대출 심사를 개인의 경험과 역량에 기반한 인적 심사 위주로 해왔었으나, 시스템이 도입돼 결정 정확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여신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리스크 관리를 체계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