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나란히 임직원의 상반기 핵심성과지표(KPI)를 낮춰 잡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막중한 임무까지 짊어진 만큼 현장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조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난주 각각 KPI 조정을 마무리 짓고 영업점 직원과 결과를 공유했다.
먼저 경남은행은 상반기 목표를 항목별로 4~20% 가량 축소했다. 세부적으로 방카·수익증권·신용카드·외환 등 수수료수익은 11.9%, 창구 영업지표(고객영업)는 20%씩 목표를 줄였다. 개인교차판매 평가도 조기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이 당초 설정했던 2020년 당기순이익 목표치도 2천300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내려갔다
말을 아꼈지만 부산은행 역시 경남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KPI를 조정한 것은 사실이나 그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긴 곤란하다”고 전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KPI 조정은 업무량이 늘어나는 것을 막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정책에 집중하려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KPI 완화’를 적극 검토하자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금융위원회 등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의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그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은행권 영업 현장 곳곳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 자금을 구하고자 창구를 찾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자신의 실적을 위해 금융상품 가입까지 권유해야 하는 현실에 직원의 고민이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게다가 지역 경기에 민감한 지방은행의 실적도 눈에 띄게 악화됐다. BNK금융지주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천3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364억원) 감소했는데, 부산은행(874억원)과 경남은행(474억원)의 실적이 각 22.7%, 24.2% 줄어든 탓이 컸다.
그럼에도 지방은행의 임무는 갈수록 막중해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10조원 규모로 편성한 소상공인 2차 정책자금 대출 창구를 지방은행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다.
덧붙여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중심으로 총 22조원 규모의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19조7천억원 규모의 대출에 대해선 상환을 1년간 미루고 1조1천억원 규모의 분할상환금은 최장 1년간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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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현장 직원의 반응도 대체로 우호적이다. 경남은행의 한 관계자는 “KPI 조정에 대한 직원 개개인의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영업 부담을 덜어주고자 BNK금융그룹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 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KPI 조정 움직임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선 KB국민은행이 상반기 임직원의 KPI 목표를 10~15% 가량 낮추기로 했고, 기업은행은 KPI 35개 항목 가운데 일반예금과 적립식 예금, 개인교차판매 등 6개 항목을 상반기 경영평가에서 제외키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