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느낀 원격수업 한 달 "예능처럼 해야"

인강 세대 학생들, 동기부여와 흥미유발 중요

컴퓨팅입력 :2020/05/14 07:05

“교사가 50분 동안 혼자 진행하는 수업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기는 게 아니라, 15~25분 단위로 나눠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야 한다. 집중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예능처럼 동기부여와 흥미 유발을 계속해주는 게 중요하다. 오프라인과는 다른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구글에듀케이터그룹(GEG) 한국 커뮤니티 소속 박정철 단국대 교수는 13일 구글코리아가 진행한 ‘원격학습 한 달을 돌아보는 온라인 화상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9일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전국 448만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원격 수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서울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당초 이번주로 예정됐던 등교 개학은 또다시 1주일씩 순연된 상황이다.

박 교수를 비롯해 이날 대담에 참여한 논산 대건고 김용상 교사, 대구시교육청 융합인재과 오지석 장학사는 원격교육을 위해 교사가 관련 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왼쪽부터)단국대 박정철 교수, 논산 대건고 김용상 교사, 대구시교육청 융합인재과 오지석 장학사는 13일 구글코리아 개최한 원격교육 한 달을 돌아보는 대담 행사에 참여했다.

박 교수는 “교육자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원격수업을 시행하다보니 오프라인 수업을 온라인으로 옮기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같은 1:1 전환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협업할 수 있는 모임과 토론 기회를 만들어주고, 단순히 출석 체크를 한다기보다 집중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학생들은 흔히 말하는 ‘인강(인터넷 강의)’ 세대기 때문에, 저희(교사들)보다 재밌는 예능 같은 콘텐츠를 봐왔다”며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연구하고, 영상편집과 자막 노하우 등을 배우는데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상 교사는 “대면수업을 하더라도 학생 몸은 교실에 있지만, 마음이 다른데 있으면 소통이라 할 수 없다”며 “원격교육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직접 만나지 못하지만 1:1 소통이 더 잘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오지석 장학사는 “휴교 기간 동안 초등학생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학교마다 자발적 연구회를 만들어 일자별 학습내용을 공유한 사례가 있다”며 “이후엔 중고등학생용 학습자료도 만들어져 서로 도움을 줬고,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부족한 한문, 가정 등 자료도 전국단위로 공유됐다”고 말했다.

콜린 마슨 구글포에듀케이션 아태지역 총괄

구글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적절히 연계 활용하는 노하우도 공유됐다.

구글은 원격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다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학습관리시스템(LMS) ‘클래스룸’, 화상회의 ‘미트’, 과제 등 파일 공유를 위한 클라우드 ‘드라이브’, 교육용 도구 모음 ‘G스위트포에듀케이션’ 등 구글 서비스들은 서로 연동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트북인 크롬북 등 기기도 원격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이날 대담에서 원격교육 관련 구글 서비스에 대해 소개한 콜린 마슨 구글포에듀케이션 아태지역 총괄은 “구글은 (크롬북, G스위트, 클래스룸 등) 이같은 서비스들이 원격 서비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특히 숙제를 쉽게 채점하고, 학급회의를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라이브 트랜스크라이브(Live Transcribe)’ 기능은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주변 대화를 잘 전달받을 수 있는 기능”이라며 “크롬북은 저시력, 시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 30개 이상 언어를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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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상 교사는 “대건고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것이라 보고 2월부터 선제적으로 (원격교육을) 준비하고 있었고, 단순 과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쌍방향 수업도 준비했다”며 “그동안 교사들이 구글 도구를 이용한 경험이 있어 원격수업을 준비하는데 무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학생들이 동아리 편성과 운영도 원격으로 하게 됐는데, 이전엔 반마다 홍보하러 다녔다면 이제는 홍보 영상을 드라이브에 공유하고 면접을 구글 미트로 진행하는 걸 보며 대단하다 느꼈다”며 “오프라인 개학 이후에도 이런 식으로 진행할지 고려하고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