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제미니에 계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사례로 미국 은행들이 암호화폐 업체와 거래를 꺼리던 분위기가 사라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JP모건이 지난 4월 코인베이스와 제미니에 은행 계좌를 열어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현금 관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달러 기반 거래만 해당하며,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된 일은 일체 다루지 않을 예정이다.
JP모건은 이번 계좌 제공에 앞서 코인베이스와 제미니에 수 개월에 걸친 강도 높은 기업실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준수 문제를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은 은행을 포함해 모든 송금 업무를 취급하는 업체에 자금세탁 등 의심 거래를 모니터링하고 미국 재무부 산하의 금융 범죄 단속 네트워크(FinCEN·핀센)에 보고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암호화폐 거래소에 계좌를 제공하다가 의심 거래를 걸러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도 리스크를 안게 된다.
이에 코인베이스와 제미니가 핀센에 송금 서비스 업체로 등록돼, 관리감독 받고 있는 업체라는 점이 이번 계좌 제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은행권 내 암호화폐 업체 꺼리던 분위기 사라질까
JP모건은 최근들어 암호화폐·블록체인 영역에서 활발히 신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자체 암호화폐 JPM코인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JPM코인을 통해 기관 간 지불 결제 편의성과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이더리움 기반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쿼럼도 개발·운영하고 있다. 이더리움 생태계 주요 스타트업 컨센서스와 쿼럼 유닛 간 인수합병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JP모건도 다른 전통적인 은행들처럼 암호화폐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제이미 디몬은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말할 만큼 JP모건은 반 암호화폐 진영 선두에 서 있었다.
이후, JP모건이 블록체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제이미 디몬 CEO도 과거 자신의 발언을 후회한다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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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이 자체 블록체인 사업 추진을 넘어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계좌를 제공하면서, 그동안 암호화폐 업체와 거리를 두던 전통 금융권 내 분위기에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 내 은행들은 여전히 암호화폐 업체와 거래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8월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즈는 코인베이스에 계좌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