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난에도 통신업계는 훨훨 날았다

5G 가입자 늘고 마케팅 비용은 축소…영업익 크게 증가

방송/통신입력 :2020/05/08 15:59    수정: 2020/05/09 21:55

이동통신업계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빼어난 실적을 내놓고 있다. 대규모 감염병 확산 우려에 따른 경기침체, 국가 간 경계 봉쇄 등으로 수출 업종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8일 LG유플러스는 1분기 매출 3조2천866억원, 영업이익 2천19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1% 이상 성장한 수치다.

연간 두자릿수 실적 성장은 그간 통신업계 내에선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온 IPTV 관련 성적표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앞서 분기 실적을 공개한 SK텔레콤은 매출 4조4천504억원, 영업이익 3천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2.7% 늘었고 영업이익은 6.4% 감소했다. 지난해 2~3분기 마케팅 비용의 회계적 이연 효과로 수익성이 후퇴한 것처럼 보이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85.9% 증가한 영업이익이다.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KT도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기준 본사 성적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이동통신업계의 이같은 호실적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매출 감소 요인이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선 로밍과 국제전화 매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지난 1년간 누적된 5G 가입자에 따른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엔 미미한 편이다. 5G 상용 서비스가 지난해 4월 개시된 점이 연간 수익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전체 핸드셋 가입자 가운데 5G 가입자 비중은 11% 가량이다. LG유플러스는 13% 비중에 이른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훌쩍 뛰어넘는 5G 가입자 덕분에 매출 증가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마케팅 비용 절감이 수익성 개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1분기 통신매장 방문객 감소에 따라 이통업계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비용 집행이 대폭 줄었다. 실제 1분기 국내 단말 판매 시장 규모도 454만대 수준으로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5G 초기 시장과 달리 비용 통제에 따른 시장 안정화 기조도 꾸준히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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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대목은 5G 가입자 증가 속도가 둔화된 점이다. 연초에 예상했던 5G 가입자 수와 이에 따른 기대 수익 목표에 이르는 기간이 다소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환경에서 마케팅 경쟁이 사실상 멈췄고 5G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점은 분명하지만, 비용 집행이 줄어든 대신 매출 상승 곡선이 완만해진 측면이 딜레마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