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심의 적법절차 강화…준 사법기관 기틀 확립

공정거래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공정거래법 절차법제를 개정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현장조사시 조사공문 교부 의무화 ▲의견제출·진술권 보장 ▲피심인 등의 자료열람복사요구권 확대 ▲처분시효 기준일 명확화 ▲동의의결 이행관리 제도 도입 등 조사·심의 전반을 포괄하고 있다.

우선 법위반행위 신고규정을 현행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되는 사실이 있다고 인정할 때’ 신고할 수 있다는 신고요건을 ‘이 법에 위반되는 사실’을 신고할 수 있도록 간단·명료화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7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현장조사시 권한을 표시하는 증표 제시의무만 규정한 조항을 개정해 조사목적, 조사기간, 조사방법 등이 기재된 조사공문도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정규 근무시간내 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증거 인멸 우려 등으로 조사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경우 피조사업체와 협의해 근무시간 이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임의제출 물품에 대한 보관조서 작성 및 반환규정을 신설했다. 일시 보관(영치) 권한만 규정한 현행 조항을 개정해 조사공무원의 보관조서 작성·교부 의무, 보관물의 반환 등을 규정해 피조사인의 절차적 권리를 강화했다.

피조사인의 의견제출·진술권을 명문화했다. 현행법은 심사보고서 상정 이후 심의단계에서 당사자·이해관계인의 의견진술권만을 규정하고 있으나 사건처리 모든 단계에서 방어권을 강화하기 위해 조사단계에서도 의견제출·진술권을 명시했다.

당사자 등의 자료열람·복사요구권도 명문화했다. 개정안은 영업비밀 자료, 자진신고자료, 기타 법률에 따른 비공개 자료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자료열람·복사를 허용하도록 해 사건 당사자의 방어권을 강화했다.

그동안 조사결과 서면통지 의무만 규정한 현행법을 개정해 처분하는 경우 뿐 아니라 하지 않는 경우(조사중지 포함)도 포함해 근거와 내용, 사유 등을 기재한 서면을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규정을 구체화·명확화했다.

심사보고서 상정 이후 심의단계에서 조사공무원이 현장조사를 하거나 당사자로부터 진술을 청취하는 것을 원칙 금지하고 신청에 의해 전원회의·소회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사건을 심의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직권 또는 당사자 신청에 의해 전원회의 또는 소회의가 증거조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시했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처분시효 기준을 명확화했다. 개정안은 사건인지·처리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는 부당한 공동행위 사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다른 유형의 사건에 대한 처분시효를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7년으로 단일화했다.

관할법원 관련 규정도 정비했다. 전속권할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명시해 본부 소재지가 세종시로 변경돼 발생한 현실과 법문간 불일치를 해소했다.

동의의결 이행관리제도를 도입했다. 동의의결 이행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행점검·자료요청 권한 등을 신설하고 이행관리 업무를 공정거래조정원·한국소비자원으로 위탁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는 등 동의의결 이행관리 제도를 도입했다.

공정거래조정원 등 수탁기관은 동의의결 이행현황을 분기 1회 이상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수탁기관의 이행관리 업무 담당자에게 비밀엄수 등 준법의무를 부여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으로 공정위 조사의 적법절차가 강화돼 1심 기능을 하는 준 사법기관의 기틀을 확립하는 한편, 피심인 방어권이 확대됨에 따라 조사·심의 등 사건처리 모든 단계에서 신뢰성과 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