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가 기뻐할 새도 없이 코로나19 위기 속 돌파구를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1분기 말부터 반영된 코로나19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 길게는 하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세트 사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예상되지만 반도체 호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매출액 55조3천252억원과 영업이익 6조4천473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1%와 3.43%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됐음에도 실적 선방을 이뤄냈다는 평이 나온다.
반도체 부문은 모바일 수요와 비대면(언택트) 라이프스타일 확산에 따른 서버·PC용 제품 수요 견조세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됐다. 디스플레이는 비수기와 중국 지역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휴대폰 부문은 갤럭시S20·갤럭시Z 플립 출시와 마케팅 효율화로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으며 가전·TV 부문은 수요 둔화 속 프리미엄 매출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선방에 대해 "1분기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자평하면서도, "2분기는 세트 사업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은 상존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과 불확실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2분기에는 삼성전자 세트 사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지만 반도체가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반도체 부문이 1분기에 이어 온라인 강의, 재택근무를 비롯한 비대면 솔루션 수요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7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약 54조1천800억원과 영업이익 7조1천900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하고 영업이익(6조5천900억원)은 늘어난 수준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의 반도체 부문은 2분기 5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체 실적 전망치의 약 70%를 차지하는 셈이다.
디스플레이는 세트 부문 수요 둔화 속에 지난해 2분기 때와 같이 일회성 이익이 반영될 경우 5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모바일 하락세가 반도체에 미치는 영향도 서버 상승세가 대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버 반도체는 2분기 언택트 솔루션에 대한 클라우드 업계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낸드는 가격 약세 전환 우려가 있지만 장비 업체 조업이 영향을 받으면서 수급 안정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트 사업은 타격이 크다. IT·모바일(IM) 부문은 1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인 1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은 해외 주요 국가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감소하고 있어 온라인과 B2B 채널 운영, 탄력적인 글로벌 생산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TV·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증권사는 CE부문이 2분기 2천억~4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관련 TV 수요를 기대할 수 없게 됐고 가전 역시도 유럽, 미국, 남미 수요 둔화의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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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2분기 삼성 세트 사업부의 경우 셀아웃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부담 등으로 IM·CE부문 손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기술 리더십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을 통해 사업과 고객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전략적 R&D 투자 등 미래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한 준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