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처음 발견됐다 사라진 외계행성 포말하우트(Fomalhaut) b의 비밀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허블 우주망원경 데이터로 풀렸다고 IT매체 씨넷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4년 UC 버클리 대학 천문학자 폴 칼라스(Paul Kalas)와 그의 동료들은 허블 망원경을 통해 지구에서 25광년 떨어진 항성 포말하우트 주위에서 행성 포말하우트b를 발견했다. 이 거대한 젊은 행성의 크기는 목성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성이 더 주목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태양계 바깥에서 가시광선을 통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외계행성들은 항성 빛에 가려져 있고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눈으로 관측되기 힘들지만, 포말하우트b는 그렇지 않았다. "포말하우트b는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만든 가장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다”고 칼라스는 밝혔다.
이 행성은 가시적으로는 확인됐지만, 행성 크기 파악을 위한 적외선 측정 방식으로는 행성인지 확인할 수 없어 그 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새롭게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외계행성은 행성이 아닌 두 개의 거대한 소행성 충돌로 발생한 빛으로, 항성 포말하우트 주위에 있는 먼지구름 또는 거대한 잔해물에서 포착된 물질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연구결과는 최근 과학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렸다.
"천문학자들은 포말하우트 b 분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그 자체만으로 흥미로운 대상”이라고 해당 논문 공동저자 애리조나 대학 천문학자 안드레스 가스파(Andrs Gaspar)는 밝혔다.
그는 허블 우주망원경의 후계자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접근할 수 있는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진의 일원으로, 2021년 제임스 망원경 발사 이후 포말하우트b 관측 계획을 세우며, 과거 허블 망원경 자료를 다시 살펴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포말하우트b는 시간이 지나면서 빛이 희미해지며 사라지고 있었다.
이후 그는 과거 발생했던 먼지 디스크와 소행성 충돌 현상을 모델링한 후, 이를 포말하우트b와 비교했다. 그 결과 폭이 약 200km인 두 개의 거대한 소행성 충돌 과정과 포말하우트b의 모델링 과정이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포말하우트b의 관측된 특성들이 대규모 충돌로 생성되는 확장된 먼지구름 모델링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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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런 규모의 먼지 구름을 유발할 수 있는 소행성 충돌은 10만 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현상이며, 이 먼지 구름은 단지 10년 동안 남아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비밀에 쌓여 있던 포말하우트b의 수수께끼는 대부분 해결됐지만, 연구진들은 2021년 출시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기다리고 있다. 연구진은 향후 발사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포말하우트 주변의 행성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