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첫 온라인 개학 '시행착오' 해결에 분주

[이슈진단+: 사상 첫 온라인 개학] ④ 기술적 조치

컴퓨팅입력 :2020/04/09 19:28    수정: 2020/04/10 07:20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온라인 개학이 9일 처음 시행됐다. 시행 첫날 일시 접속 장애 등 교육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오프라인 개학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 온라인 개학 시행을 결정했다. 이후 학생들에 대한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망 지원, 원격수업 관련 교사 화상연수 실시, 온라인 학습 콘텐츠 사이트의 서버 증설 등 다양한 사전 조치를 취했다.

9일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들이 먼저 온라인 개학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시행 첫날인 9일엔 특정 사이트가 다운되는 등의 IT 인프라 마비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일시적으로 사용자 접속 시도가 과다하게 몰려 사이트 이용에도 지장을 주는 '병목 현상'이 나타났다.

이같은 병목 현상에 대해 교육부는 웹애플리케이션 서버와 콘텐츠 서버를 분리하는 기술적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중학교 1~2학년과 고등학교 1~2학년, 초등학교 3~6학년들이 일제히 원격 수업을 시작하는 20일 이후다. 그 때가 되면 학습 콘텐츠 사이트 이용자 수는 400만명 규모로 급증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일시적 '병목 현상'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산 접속을 재차 학교 현장에 강조할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전국 중·고교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오전 한 고3 학생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출처=뉴스1)

■원격수업 9일 앞두고 사전준비 '총력'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을 미뤄온 지난달부터 온라인 개학 가능성을 염두하고 준비를 해왔다. 이후 지난달 31일,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은 9일, 초등학교 4~6학년·중학교 1~2학년·고등학교 1~2학년은 16일, 초등학교 1~3학년은 20일 온라인 개학을 시행키로 발표했다.

개학 이후 시행되는 원격수업에 대해서는 화상 플랫폼을 이용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온라인 강의를 듣는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교사가 안내하는 학습자료를 공부하게 하는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으로 안내됐다.

온라인 개학 첫 시행 시점이 9일 뒤로 확정되면서 정부는 사전 준비에 나섰다. 시범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을 실시해본 결과 온라인 학습 콘텐츠 사이트 이용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판단, IT 인프라 증설에 착수했다. 에듀넷, 디지털교과서, 위두랑, e학습터 등을 대상으로 이같은 작업이 이뤄졌다.

당장 원격수업을 들어야 할 학생들을 위한 스마트기기와 에그 보급도 이뤄졌다. 교육부는 스마트기기 총 31만6천대를 저소득층 학생에게 무상 대여키로 했다. 또 통신사들과 협의해 주요 교육 사이트에 대한 데이터 요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원격수업 경험이 없는 교사들을 위한 화상 연수도 진행하고, 수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했다.

■오전 9시 출결 안 해도 되는데접속자 몰려 병목현상 발생

지난해 기준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는 95만명 가량이다. 사이트 동시 접속 가능 인원 수는 300만명.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원활한 사이트 이용이 가능한 인프라가 갖춰졌다.

그러나 IT 인프라 구조 상으로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현재 온라인 학습 사이트의 로그인 시스템과 콘텐츠 시스템이 결합돼 있다는 점이다. 로그인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콘텐츠 시스템에도 영향이 가는 구조다.

이로 인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는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학습 사이트 로그인을 미리 하고, 수업 시간을 다양하게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로그인 시도가 과다하게 몰려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오늘, 결과적으로 접속 가능 인원 수 초과로 인한 IT 인프라 장애는 피했다. 다만 수업 초반 일시적인 장애 현상은 발생했다.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오전 온라인 클래스가 마비돼 접속이 지연되고 있는 모습.(출처=뉴스1)

교육부 관계자는 "오전 9시30분부터 10시 10분 사이 EBS 온라인 클래스에 대한 로그인 시도가 몰려 병목현상이 발생했다"며 "오전 9시20분 전에 로그인한 사용자들은 문제 없이 콘텐츠 학습 기록이 남았는데, 로그인 시도가 집중됐을 때 접근한 사용자들은 이용 장애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로그인 시도가 몰린 이유에 대해 교육부는 수업 시간을 다양하게 운영하라는 지침이 있었지만, 교육 현장에서 오전 9시를 전후해 학생 출결 처리를 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던 탓으로 분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전에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출석확인에 대해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안내했는데, 오전 9시에 출석 승인을 못 받은 학생들이 결석 처리된 줄 착각해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 교육부 "로그인-콘텐츠 시스템 분리 조치 완료"

교육부는 오전 9시30분 경 발생한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자료가 저장되는 네트워크저장장치(NAS)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를 분리했다. 이를 통해 40여분만에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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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관계자는 "내일 상황을 더 모니터링하고, 다음주에는 나머지 학년에 대한 적응기간인 만큼 2차, 3차 테스트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문제가 생기면 즉각 조치를 취하면서 해결해나가야 하는 문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이트 이용 시간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학교 현장에 학년별 이용 패턴 또는 시간대를 지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