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수입 스마트폰의 통합간접세(GST) 세율을 12%에서 18%로 높이는 정책을 지난 1일 시행하면서, 인도 시장의 중국과 한국 스마트폰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 신흥국으로 꼽히는 인도에서 보이지 않는 전쟁을 펼치는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시장 입지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가를 형성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커 인도 시장 입지에 변화가 우려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세율 인상 이후 갤럭시 S20 가격을 6만6999루피(약 107만 9천 원)에서 3501루피(약 5만 6천 원)올린 7만500루피(약 113만 5천 원)로 인상했다. 갤럭시 S20+와 갤럭시S20 울트라 가격도 각각 4천 루피(약 6만 4천300원)와 4천910루피(약 7만 9천 원) 올라 7만7천900루피(약 125만 4천 원), 9만7900루피(약 157만 7천 원)까지 인상됐다.
상대적 저가형인 갤럭시S10 라이트의 가격도 기존 가격 대비 2천100루피 오른 4만2천99루피(약 67만 6천 원)까지 인상됐다.
인도에서 한달 월급이 한화 30만 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미칠 심리적 저항선 강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다른 중국 기업들의 경우 인상폭이 1천~2천 루피 가량이었다. 상대적으로 저가를 형성하고 있어 세율에 따른 가격 인상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
샤오미의 서브 브랜드 레드미(Redmi)는 500~2천 루피(약 8천~3만 2 2천 원) 가량 인상했다. 최신 시리즈인 레드미 노트9 프로의 경우 1천 루피(1만 6천110 원)씩 가격을 높여 1만3천999루피(약 22만 5천 원), 1만6천999루피(약 27만 3천 원)가 됐다.
샤오미의 경우 하드웨어 제품에 대한 이익 마진을 5% 이하로 낸다는 내부 방침을 고려하면 인도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같이 내놨다.
레드미 노트9 프로 맥스 시리즈도 1만4999루피와 1만6천999루피에서 각각 1만6천499루피(약 26만 4천 원)와 1만7천999루피(약 28만 8천 원)로 올랐다.
오포(OPPO)의 서브 브랜드 리얼미도 리얼미 6 시리즈의 가격을 일제히 1천 루피씩 올렸다.
오포의 리노3 프로도 2천 루피 오른 3만1990루피(약 51만 5천 원)로 올랐으며, 비보의 S1은 2천 루피 오른 1만7990루피(약 28만 9천 원)가 됐다.
중국 지웨이왕은 "삼성전자의 가격 인상 폭이 가장 높다"며 "이외 다른 스마트폰 기업의 인상 폭은 수용 가능 범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인도 시장에서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의 입지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인도 언론이 인용한 IDC의 지난해 3분기 데이터에 따르면 샤오미는 7월 25%였던 시장 점유율이 11월 30%로 높아진 반면 삼성전자는 22.5%였던 점유율이 11월 21.08%로 낮아졌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47.76%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18.77%로 뒤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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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4290만 대로 29%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2014년에 인도 시장에 진입한 샤오미는 5년 만에 삼성전자의 왕좌 자리를 흔들어놨다.
약화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입지에 이번 가격 인상이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