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블레스모바일, 블레스IP의 명예회복 도전

서브 콘텐츠 만듬새와 운영 수준 높아...향후 업데이트가 관건

일반입력 :2020/04/03 11:29

지난 3월 31일 조이시티가 출시한 블레스모바일은 온라인 MMORPG 블레스 IP를 재해석한 모바일MMORPG다.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 그래픽과 논타겟팅 전투를 앞세운 이 게임은 출시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새롭게 출시되는 모바일 MMORPG 대부분이 전에 없던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여 차별화를 노리는 것과 달리 블레스모바일은 MMORPG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각 클래스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전투와 길드 콘텐츠를 앞세우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자칫 새로운 요소가 없는 양산형 게임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블레스모바일은 이런 기본기에 무게중심을 단단히 두고 있는 게임이다. 게임을 어느 정도 플레이하고 나면 양산형 게임이라는 생각보다는 기본기가 탄탄한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서브 콘텐츠의 만듬새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개발사 씽크펀의 대응속도였다. 특히 서브 콘텐츠를 매우 적절하게 배치해 이용자가 MMORPG 캐릭터 육성 과정에서 흔히 마주하게 되는 지루한 레벨업 구간을 마주하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모바일 MMORPG에서 메인 퀘스트를 따라 진행하다보면 퀘스트 수행 레벨이 부족한 구간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면 이용자는 반복사냥을 하거나 지금까지 무시하고 달려왔던 서브 퀘스트를 찾아 필드를 돌아다니게 된다.

블레스모바일은 이런 구간을 서브 콘텐츠인 탐험과 채집을 통해 자연스럽게 돌파하도록 유도한다. 전투로 얻는 경험치보다 이를 통해 얻는 경험치가 많기 때문에 재미보다는 효율을 추구하는 이용자도 자연스럽게 이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조이시티와 씽크펀이 강조한 것처럼 순발력 있는 이용자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서비스 첫날 계정 연동 문제가 일어나자 공식 카페에 곧장 문제 해결을 위한 공지를 올리고 운영진이 이용자 문의에 1대1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비스 초반이기에 이런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최선의 상황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쳤을때 바로 차선책을 내밀며 이용자와 소통한하는 모습이다. 특히 문제가 일어났을때 미흡한 대응으로 이용자가 게임을 외면하게 만드는 게임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무척 인상적이다.

블레스모바일은 전체적으로 틀이 잘 짜여진 게임이지만 개선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출시 초반인 점을 감안하덜도 길드 콘텐츠에서 특별한 것을 찾을 수 없다. 씽크펀이 출시 전부터 길드를 위한 콘텐츠에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은 더욱 크다.

손맛을 강조한 수동 전투 역시 투박하게 진행된다. 순발력을 요구하는 컨트롤의 재미보다는 적 패턴을 암기하고 패턴이 발동되기 전에 미리 움직이는 식의 플레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회피와 공격 동작 취소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공격 중에 동작을 멈추고 적의 공격 범위에서 긴급히 이탈하는 게 아니라 적이 공격을 할 때를 예측해서 미리 동작을 멈추고 캐릭터를 움직이고 있어야 하는 식이다. 결국 적당히 때리다가 뒤로 빠져서 물약을 먹는 식으로 게임을 하게 된다.

이렇게 공격과 방어가 긴 텀을 두고 이어지게 되면 긴장감이나 박진감보다는 느긋함과 지루함이 느껴지게 된다. 두 표현 모두 전투와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관련기사

수동 전투에서 이용자가 피로감을 덜 느끼도록 하기 위한 배려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기왕 논타겟팅 액션을 택했다면 특유의 긴장감을 조금 더 부각하는 것도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블레스모바일은 과금 부담이 크지 않고 캐릭터 육성이 지나치게 전투에 치중되지도 않아서 느긋하게 즐기기에 적합한 모바일 MMORPG다. 규모를 강조한 MMORPG도 많고 편의성을 강조한 MMORPG는 더더욱 많은 요즘 모바일게임 시장에 기본기를 강조한 게임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지켜볼 가치가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