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 열풍에 국내 웹캠 재고 바닥났다

분기 1천대 규모 시장...분기 수요 한 달에 소화

홈&모바일입력 :2020/03/30 15:11    수정: 2020/03/31 10:33

국내 화상회의 수요 폭증에 웹캠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다. (사진=줌)
국내 화상회의 수요 폭증에 웹캠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다. (사진=줌)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확대하면서 화상회의에 꼭 필요한 것으로 꼽히는 주변기기인 웹캠과 헤드셋의 수요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간 4천 개 내외 규모였던 국내 웹캠 시장은 폭증한 수요를 미처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 시장에서 웹캠 재고는 거의 바닥난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이 적어도 다음 달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원격근무로 웹캠 수요 폭발적 증가

그동안 웹캠은 PC방 등 일부 수요처를 중심으로 분기당 1천 개, 연간 4천 개 내외가 판매됐다. 일체형 PC나 노트북 등에 웹캠이 내장되며 이를 별도로 구입하려는 수요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지역사회 확산 조짐을 보이던 2월부터 주요 기업이 원격근무를 시행하고 부서·기업 간 회의를 화상회의로 대체하면서 웹캠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국내 시장의 웹캠 재고는 거의 소진된 상태다. (사진=로지텍)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월과 3월 두 달간 국내 판매된 웹캠은 약 2천 대 내외다. 한 분기에 모두 팔릴까 말까 한 물량이 한 달만에 모두 소진된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수급이 쉽지 않은 노트북 대신 데스크톱 PC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웹캠 신규 수요와 함께 노트북에 내장된 웹캠의 화질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풀HD급 웹캠을 따로 구입하면서 수요가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복수 주변기기 유통업체 종사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장의 웹캠 재고는 거의 바닥난 상태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제품은 2주, 혹은 한 달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음성 전달에 필요한 헤드셋도 때아닌 특수

웹캠 뿐만 아니라 마이크와 헤드폰을 합친 주변기기인 헤드셋도 때아닌 원격근무 특수를 누리고 있다. 노트북이나 웹캠에 내장된 마이크가 말소리를 또렷하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헤드셋은 웹캠과 달리 재고에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사진=한미마이크로닉스)

각급 학원이 오프라인 강의 대신 영상강의로 전환한 것도 헤드셋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웹캠과 달리 헤드셋은 최근 게임용 제품 수요가 늘어나며 비교적 공급이 원활한 편이다. 다만 일부 PC방 등에서는 보급형 제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PC방 등에 쓰이는 헤드셋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면서 수명이 짧은데다 최근에는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알코올 등으로 소독 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주가 이를 고려해 여유분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고장날 경우 대체할 제품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 "웹캠 품귀 현상, 4월 말까지 계속된다"

웹캠과 헤드셋은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전무하다. 로지텍, 에이수스 등 국내외 업체들 역시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들여와 국내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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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이달 들어 각 성의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공장 가동이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지만 아직 예전 수준을 되찾지는 못한 상황이다. 또 원격근무로 인한 웹캠 수요 증가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추세다.

여기에 각 유통사도 추가 물량 수입을 망설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들여온 물량이 모두 팔리지 않으면 장기간 악성 재고로 남을 수 있어 대량 수입은 쉽지 않다. 국내 웹캠 품귀 현상은 적어도 4월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