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에 단통법 개정 작업도 '주춤주춤'

관련 ‘협의회’ 계속 연기돼…6월 개정안 발의 불확실

방송/통신입력 :2020/03/27 16:30    수정: 2020/03/29 09:15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개정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국내 이동통신 3사, 유통협회, 시민단체 등 각계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협의회’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2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월 출범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협의회(협의회)’는 단 한 차례 회의 이후 다음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각종 대면 회의가 취소·연기된 것이 원인이다.

서울 시내 이동통신 단말기 집단상가의 모습.

앞서 정부는 불법보조금 등으로 얼룩진 국내 단말기 유통시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단통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했다. 관건은 단통법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종합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월 총 15인으로 구성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협의회’를 발족했다. 다양한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단통법 개정안의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2월부터 매월 1~2회가량의 실무회의를 갖고, 오는 6월까지 총 3~4차례의 전체회의를 열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에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협의회 재개는 물론, 개정안 발의 일정까지 불투명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언제 차기 협의회가 재개될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후, 다음 협의회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온라인 영상통화 등 비대면 방식으로 회의를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해관계자 간 대립되는 사안이 있다는 점과 전문적인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 등을 고려해 대면 회의가 적합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이로써 정부는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당초 목표대로 6월까지 합의점을 찾기에는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을 조율할 시간이 부족하고, 충분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기 위해서는 개정안 발의 일정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대면 회의가 이뤄지지 않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면으로 입장을 받고, 협의회 재개와 함께 속도감있는 논의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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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장기간 회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서면으로 입장을 전달받아 검토하고 있다”며 “서면으로 받은 입장을 반영해 다음번 회의에서는 보다 진전된 내용을 토대로 협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까지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시기를 확정한 것이 아닌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