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소독제 재고 부족, ‘사재기’ 때문 아니다”

WARC “1인당 구매량 증가하기 때문”

인터넷입력 :2020/03/27 15:37    수정: 2020/03/28 14:35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스크, 소독제 등 재고 부족으로 많은 이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재고 부족 현상은 일부 사람들에 의한 사재기 때문이 아니라, 1인당 구매량이 조금씩 증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시장 조사 업체인 칸타에서 소비자 패널 조사를 벌이는 크리스 몰리 씨는 영국의 10만 명 이상의 쇼핑객들로부터 수집된 통계 데이터를 분석하고, 전염병 유행 시 재고 부족이 왜 일어나는지를 설명했다.

사재기 자료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광고 조사 기관인 WARC의 분석에 따르면 전염병 유행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일용품 비축을 사들이다 ‘대량 매수’로 이어지는 비율은 전체의 3%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량 매수, 즉 사재기 때문에 극심한 재고 부족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기간에 소매점 매출은 평상시의 160%까지 증가 했는데, 이는 대량 매수에 매달리는 쇼핑객들이 많기 때문이 아니라, 보통 쇼핑객들이 평상시보다 더 상품을 구입하는 바람에 벌어진 현상이다.

언론이 연일 보도하는 슈퍼마켓에서 대량의 일용품 등을 사재기하는 모습은 어디까지나 극히 일부 사람들에 불과하다는 것. 이로 인한 심각한 재고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아니라는 게 몰리 씨의 설명이다.

또 빵, 과일, 고기 같은 재고가 풍부한 이유는 이 상품들은 조금씩 재고가 감소하고 소매점의 상당수가 그만큼 엄청난 재고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마스크나 소독약 같은 상품은 평소사람들이 그렇게 자주 구입하는 상품이 아니다보니 금방 재고가 바닥날 수밖에 없다.

이에 보도 등에서 대량의 일용품과 마스크를 사는 사람들의 영상이 결합되면서 일부의 사람이 사재기했기 때문에 재고 부족에 빠진 것처럼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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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 씨는 “한명당의 구매량이 증가하는 현상은 비축의 범위 내에서 설명할 수 있다. 비축을 위해 가정의 찬장과 냉장고는 넘쳐나게 되지만, 화장지를 30롤 대량 구입하는 행위와 비교하면 일용품의 작은 매입은 이기적이고 이상한 행동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정부 기관이나 소매업자들이 재고 부족에 대비하고자 고객 한 명당 구입 수량 제한을 걸지만, 이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이유는 1인당 구매량이 조금씩 증가한 원인을 사재기 현상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