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장만하기 좋은 타이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부터 올해 말까지 냉장고, 김치냉장고, TV, 에어컨,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10개 품목 중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면 구매 비용 10%를 환급해준다고 밝혔다.
지난해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의 경우 시작 한 달여 만에 환급재원(240억원 내외) 한도에 도달해 마감됐다. 올해는 재원이 늘었다. 1천500억원이 소진되면 지원이 종료된다. 개인별 최대 한도는 30만원이다.
이에 올해 시행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에 관심이 더해진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 관련해 궁금한 점을 추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를 비롯해 업계 전문가 여럿에게 질문한 내용을 정리했다.
■ "10% 환급되는 제품, 10% 미리 올린다고?"
이번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판매자들이 10% 가격을 미리 올려 어차피 제값 주고 사는 셈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하지만 실제로 환급사업을 악용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온라인 판매상 중 소수의 사례로 보인다는 게 업계 공통의 의견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판매사가 한 곳이라면 그럴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겠으나, 수 많은 업체들이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가장 저렴한 제품을 찾아서 구매하는 시대라 상식적으로 가격을 섣불리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히려 제조사나 유통사들은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 시작과 함께 저마다 다양한 혜택을 준비했다. 가전업계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가전 시장에 활기를 찾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에 혜택을 주는 마케팅 경쟁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정부 환급금 30만원을 포함해 최대 100만원 상당의 할인혜택을 준비했다. LG전자는 5월 8일까지 제품을 받은 고객에게 LG 톤프리 등 이벤트 경품을 지급한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도 캐시백·포인트 혜택을 준다.
■ 왜 에어컨은 인기가 없을까
지난해 한국에너지공단 전 국민 환급대상 품목별 신청 접수 현황에 따르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김치냉장고로 집계됐다. 그 뒤는 전기밥솥, 냉장고, 공기청정기 순이다. 이 가운데 에어컨 인기가 가장 없었다. 신청접수 비중은 0.7%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탠드 에어컨은 3등급 제품이 대부분 고가형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중저가 모델이 별로 없다”며 “작년의 경우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이 11월에 시작해 에어컨 시즌이 끝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기가전 건조기·무선청소기, 왜 빠졌나
으뜸효율 환급사업 지원 품목에 인기가전이 빠져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제품이 건조기와 무선청소기다. 요즘 필수 가전으로 여겨지는 건조기와 무선청소기는 보급률이 낮은 데 비해 수요가 높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3월 1일 처음 건조기가 에너지효율 등급 표시 대상이 됐고, 아직 모델 등록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시장 반응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건조기 중에서 아직 1등급을 받은 제품이 삼성전자 건조기 하나라서 형평성 문제도 있다”며 “시간이 지나서 으뜸효율 환급사업 제도가 정착하고 경쟁 구도가 갖춰지면 환급 품목에서 건조기를 굳이 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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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청소기의 경우 에너지 효율 측정을 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무선청소기는 배터리를 전기로 충전해서 사용한다. 하지만 배터리는 작동 효율을 측정할 수가 없다. 같은 이유로 무선 공기청정기 등도 환급 품목에서 빠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선 가전기기의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는 방법이 없다”며 “아직 관련한 국제 기준도 없는데, 등급제를 하려면 국제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선 가전 기기의 전기 사용량은 극히 미미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