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전기차 '마이너스 옵션' 과감히 뺀 현대기아차

쏘울 부스터 EV에 첫 적용...주행거리 우선시 하는 소비자 고려

카테크입력 :2020/03/23 11:15

앞으로 현대기아차가 내놓는 전기차 모델에 가격이 저렴해지는 '슬림 패키지' 마이너스 옵션을 찾기가 힘들 전망이다.

대신 트림별로 배터리 용량을 차등화하는 판매 전략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대기아차 전기차 판매 전략이 처음으로 적용된 차종은 23일 출시된 기아차 2021년형 쏘울 부스터 EV다.

프레스티지와 노블레스 등 총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던 쏘울 부스터 EV에는 전 트림 공동 선택 품목인 ‘슬림 패키지’가 있었다.

지난 2018년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국내 공개 당시 처음 등장했던 ‘슬림 패키지’는 도심 주행이 잦은 소비자들을 위한 마이너스 옵션이다.

쏘울 부스터 EV의 경우 원래 64kWh급 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장착돼 국내 공인 주행거리가 386km이지만, 마이너스 옵션이 적용될 경우 배터리 용량이 39.2kWh급으로 줄어들고 주행거리도 250km로 낮아진다. 쏘울 부스터 EV 기준 슬림패키지가 적용되면 차량가 350만원이 줄어들게 된다.

이광국 당시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이 지난 2018년 코나 일렉트릭 발표시, 슬림패키지에 대해 소개한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슬림패키지는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대다수 현대기아차 전기차 소비자들이 높은 주행거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 기아차 판매 사원은 “고객들에게 저렴하게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슬림 패키지를 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슬림 패키지가 적용된 전기차 출고를 도와준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아직까지 슬림패키지를 선택한 전기차 구매 고객 비중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거의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2021 쏘울 부스터 EV 전기차 (사진=기아차)

■저가형 트림에 도심형 배터리, 고급 트림에는 장거리 배터리 탑재

기아차는 23일 소비자들의 전기차 선호도를 고려한 2021년형 쏘울 부스터 EV를 내놓게 됐다.

이번 쏘울 부스터 EV는 슬림패키지 마이너스 옵션을 없애고, 프레스티지 트림에 250km 주행 가능한 39.2kWh급 배터리를 탑재했다. 고급 트림인 노블레스에는 386km 주행가능한 64kWh급 배터리가 탑재된다.

기아차는 “ 전기차 구매 고객의 운행 성향을 분석해 트림별로 최적화된 배터리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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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쏘울 EV의 가격은 ▲프레스티지 4천187만원 ▲노블레스 4천834만원으로 서울시 기준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적용받으면 ▲프레스티지 2천993만원 ▲노블레스 3천564만원이다.

이같은 전략은 앞으로 출시될 현대기아차 차세대 전기차와 부분변경 모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내년에 45 콘셉트 전기차의 양산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며, 기아차도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플랫폼이 적용된 전기차를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