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는 콘텐츠 소비에 초점을 맞춘 기기다. 노트북 PC보다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어 글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게 훨씬 편리했다.
하지만 이용자가 늘면서 ‘콘텐츠 생산 불편’에 대한 불만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애플은 매직 키보드를 비롯한 다양한 액세서리를 통해 그 불만에 대응해 왔다.
애플은 18일(현지시간) 아이패드에 트랙패드 기능을 추가하면서 이런 추세에 좀 더 속도를 냈다. 아이패드가 노트북PC에 한 발 더 가깝게 다가선 셈이다.
지난 해 iOS에 마우스 기능을 추가할 때부터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는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마우스 기능은 ‘접근성’ 차원에서 나온 것이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을 위한 보조 기능 성격이 강했다.
반면 아이패드OS에 추가하게 될 트랙패드 기능은 생산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커서, 손가락 모양으로 만들어…아이패드에 최적화
이날 애플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인 크레이그 페더리히 부사장이 매직 키보드의 트랙패드 기능을 시연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 따르면 트랙패드 커서는 손가락처럼 둥글게 생겼다. 텍스트를 선택하고 옮기는 등의 작업을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또 커서를 하단으로 옮긴 뒤 다른 앱을 선택할 수도 있다. 트랙패드에서 흔히 쓰는 세 손가락 기능도 지원한다.
이 영상에서 페더리히 부사장은 “커서는 맥에 쓰는 것을 그대로 옮겨오지 않고 아이패드에 최적화했다”고 강조했다.
맥과 다른 점은 또 있다. 아이패드에선 트랙패드나 마우스의 커서가 화면에 늘 떠 있는 게 아니란 점이다. 뭔가 작업을 하기 위해 트랙패드에 손가락을 올릴 때만 나타난다.
애플은 또 아이패드의 트랙패드는 핀치 앤 줌 같은 다양한 멀티 터치 기능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세 손가락 기능이다.
맥에선 트랙패드에서 세 손가락을 아래로 내릴 경우 바탕화면으로 가면서 멀티 태스킹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기능은 아이패드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애플 측이 밝혔다.
트랙패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선 애플이 새롭게 내놓은 매직 키보드를 구입해야 한다. 가격은 299달러(11인치)와 349달러(12.9인치)다. 매직 키보드는 맥북과 마찬가지로 백라이트 있는 가위식 키보드로 돼 있다. 사실상 맥북과 비슷한 사용 환경이다.
이와 함께 오는 24일 공개될 아이패드OS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아이패드OS 13.4는 아이패드 프로 전 모델을 비롯해 아이패드 에어2 이후 제품, 아이패드 5세대 이후, 그리고 아이패드 미니4 이후 제품에서 사용할 수 있다.
■ 외견상으론 맥북 기능 상당 부분 수용…살제 사용성은 어떨까
외견상으론 아이패드로 맥북의 기능을 상당 부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실제 사용은 또 다르다.
과연 아이패드를 ‘콘텐츠 소비 기구’ 뿐 아니라 생산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더버지는 “아이패드의 유저 인터페이스(UI)가 강력하긴 하지만 익히기 쉽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데스크톱 UI에 익숙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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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로운 트랙패드 기능이 아이패드를 맥으로 탈바꿈시켜주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런 불만을 의식한 듯 페더리히 부사장은 최근 “아이패드OS로 우리가 하고 있는 작업이 마음에 든다면 계속 관심을 가져 달라. 이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니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