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가전제품 매출지형도도 바꾸고 있다.
대면영업을 하는 가전양판점과 렌털업체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쇼핑몰과 홈쇼핑 실적은 개선됐다.
아울러 얼어붙은 소비심리에도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판매량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가전양판점·렌털 울고 온라인·홈쇼핑 웃고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가전양판점은 울상이다. 이미 가전유통 업계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집 밖 출입을 자제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내수 부진을 겪은 바 있다.
가전양판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슈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었다”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홈쇼핑으로 가전을 구매하는 사례도 늘었다. 2월 한 달간 홈쇼핑모아 이용자의 가전/디지털 모바일 방송 시청수는 작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고 판매량은 19.8% 많아졌다.
소비자들이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방문 판매 방식으로 영업하는 렌털업체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코웨이와 SK매직, 쿠쿠, 청호나이스 등에 따르면 서비스 점검 일정 조정을 원하는 고객 수요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코웨이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의 환경가전 방문 관리 서비스 및 홈케어 방문 관리 서비스를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연기했다.
■ 의류관리기·건조기, 틈새 가전에서 필수 가전으로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는 과거에 '틈새 가전'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필수 가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이들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직접적인 상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마켓이 밝힌 최근 한달 가전제품 판매 증감률에 따르면 의류관리기(92%)와 의류건조기(48%)는 성장세를 보였고 에어컨(-20%)과 세탁기(-2%), TV(-2%)는 판매량이 떨어졌다.
특히, 의류관리기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외부 오염물질로부터 의류를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의류관리기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80% 성장했다.
LG전자는 트롬 스타일러의 지난달 판매량이 2011년 제품 출시 이래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또한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의 2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0% 성장해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 올림픽 TV 특수 실종 우려
올림픽 특수를 예상했던 TV 업계는 특수 실종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의 원활한 대회 운영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데다가 얼어붙은 소비 심리로 올해 TV 판매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HS마킷은 코로나19로 올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이 전년동기 대비 9%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되는 해엔 프리미엄 TV 판매량이 늘어난다. 여기에 도쿄올림픽 8K 시험 지상파 방송을 통해 8K 콘텐츠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올해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최근 독일 ARD와 인터뷰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도쿄 하계올림픽 취소를 통보할 경우 IOC는 그 권고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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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양대 TV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공식 후원사 중 한 곳이다. 또한 LG전자는 지난해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일본 시장에 출시하며 도쿄올림픽을 준비한 바 있다.